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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27 21:23 수정 : 2010.06.27 21:23

24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리 달성보 건설구간의 공사가 중단돼 준설토를 처리하던 포클레인이 멈춰 서 있다. 이를 한 장비업자가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다.

노동자 70명 “밀린 임금 20억 내라” 열흘째 일손 놔
하청업체 뒷짐…현대 “책임없지만 일부지급 협상”

4대강 사업 가운데 낙동강 달성보 일부 구간의 준설공사가 27일로 열흘째 중단됐다.

현대건설의 하청업체인 ㅅ토건이 자금사정이 어려워져 장비 대금과 임금을 체불하면서 장비업자와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아 버렸기 때문이다. 이 구간은 전체 38㎞에 이르는 달성보 전체 구간 가운데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일대 12㎞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이 구간에서 일한 덤프트럭과 삽차, 특수장비 등 장비업자와 기사 등 70명은 3월부터 지난달까지 석달 동안 일한 장비 대금과 임금 등 20억원을 지불하라며 18일부터 공사를 중단한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하청업체인 ㅅ토건의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원청회사인 현대건설이 5월 초 하청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1·2월치 임금을 지불했기 때문에 현대를 믿고 계속 일해 왔다”며 “그런데 갑자기 현대건설이 지난 석달치를 50%만 지급하겠다고 하니, 그동안 들어간 기름값과 장비 할부금도 못 넣을 처지”라고 주장했다.

덤프트럭 기사인 김한태(47)씨는 “국책사업 현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씩 24시간 교대로 일해왔는데 임금의 절반을 떼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현장에서는 24t 덤프트럭은 하루 47만원, 15t 트럭은 35만원씩 받기로 계약된 상태에서 작업을 해왔다. 현재 ㅅ토건 쪽은 현장 장비업자와 노동자들과 대화조차 하지 않은 채 뒷짐만 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하청업체가 부도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쪽과 공사계약을 맺은 장비업자와 노동자들 사이에 일어난 채권·채무 다툼에 개입할 이유가 없으며, 법적 책임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고 밀린 임금 일부를 지급하겠다며 지급 범위를 놓고 농성중인 이들과 협상하고 있다.

현대건설 달성보건설현장 관리부 책임자는 “하청업체에 정상적으로 공사 대금을 지불했는데도 그쪽에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않아 분쟁이 일어났지만, 그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직접 임금을 준 것일 뿐 법적으로 우리 쪽의 책임은 없다”며 “다른 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려고 해도 임금을 받지 못한 장비업자와 노동자들이 공사를 방해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대구/글·사진 박주희 기자 hop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