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미래

디지털 변혁의 최종 표적은 조직문화다

등록 :2018-02-21 08:01수정 :2018-02-21 14:01

크게 작게

윤기영의 원려심모
디지털 변혁이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픽사베이
디지털 변혁이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픽사베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이 최근 들어 더욱 화두가 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키워드 “Digital Transformation”과 “4th Industrial Revolution”으로 검색 동향을 조회한 결과 두 용어 모두 지속적으로 관심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압도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구글트렌드 조회 결과. “Digital Transformation”, “4th Industrial Revolution”. 2018.02.19 기준 5년간
구글트렌드 조회 결과. “Digital Transformation”, “4th Industrial Revolution”. 2018.02.19 기준 5년간

퓨처리스트
퓨처리스트
기업경영에서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1990년대부터인 것으로 필자는 기억한다. 인터넷의 등장에 따라 당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주장도 1990년대 초반부터 등장했다. 디지털과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그 의미의 혼란이 있어, 간략하게 해당 용어를 정의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정의하는 의도는 필자의 정의가 옳다고 주장하기 위함은 아니다. 다만 독자가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트랜스포메이션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변형(變形)으로 번역된다. 나비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變態)하는 것도 트랜스포메이션에 해당한다. 탈바꿈이 변태와 변형과 비슷한 말이다. 필자는 그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변혁(變革)이라고 번역해왔다. 번형, 변태, 탈바꿈 혹은 변혁이든 트랜스포메이션은 조직 구조, 문화, 상품, 서비스, 프로세스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트랜스포메이션을 앞으로 변혁이라고 하겠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관련 문서와 세계경제포럼(WEF)은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과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을 큰 구분 없이 사용한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는 디지타이제이션을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디지털라이제이션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유발된 과정으로 정의한다. 이에 따르면 사물통신, 빅데이터, 인더스트리 4.0 등은 디지털라이제이션에 의해 가능해졌다. 필자는 디지타이제이션과 디지털라이제이션을 구분하여 사용한다.

디지털 변혁이란 디지털 혁명을 원인으로, 작게는 기업의 조직 구조, 문화, 상품 등의 질적 변화를, 궁극적으로는 사회와 국가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세계경제포럼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산업혁명”과 그 의미가 다르지 않다. 디지털 변혁과 4차산업혁명은 이음동의어다. 4차산업혁명이 디지털 변혁이며, 디지털 변혁이 4차산업혁명이다.

2016년 4차산업혁명을 주장했던 WEF는, 2015년 산업별 디지털 변혁과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하고, 산업별 보고서를 확장했다. 2016년 디지털 변혁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안내서가 출간되었으며, 같은 해 디지털 변혁 준비도를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이 나타났다. 전자정부의 디지털 변혁에 대한 구체적 방법론과 성숙도에 대한 고민도 최근 등장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변혁과 4차산업혁명, 무엇이 다를까

디지털 변혁이 유의미한 이유는 그 관심도가 4차산업혁명보다 높아서이기보다는, 대상 산업군의 차이 때문이다. 반드시는 아니나,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제조업 지향인 반면, 디지털 변혁은 서비스 산업 지향이다. 디지털 변혁이 사회와 국가의 변혁을 의미하는 경우, 4차산업혁명이 의미하는 바와 같다. 클라우스 슈밥의 4차산업혁명은 디지털 혁명, 나노물질 기술 및 생명과학기술로 인한 정치, 경제, 사회의 질적변화가 도래할 것임을 전망했다. 하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까지 예견한 것은 아니다.

디지털 변혁은 혁신의 변혁도 포함된다.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4차산업혁명의 실체는 지식혁명을 의미하며, 본격적으로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지식 생산에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것이 혁신이며, 이로 인해 조직의 구조와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변혁이 조직 구조, 문화의 질적 변화를 요구함을 상기하기 바란다. 필자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디지털 변혁이 바꾸어야 할 최종 대상은 상품, 프로세스 및 서비스가 아니라, 조직구조와 조직문화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디지털 변혁에 대한 주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반갑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장은 회사의 의사결정권자는 바뀌지 않고, 그 이외의 것만 바꾸자는 주장이다. 이는 변혁도, 변형도 변태도 아니다. 단순한 변화에 불과하다. 최근 우리나라가 “빠른 추격자”도 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와 같은 변혁의 시대에 빠른 추격자 전략도 유효하지 못하다.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산업이 과거 산업사회에서의 거둔 성공의 함정에 빠져있음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디지털 변혁, 혁신의 비용을 줄인다

디지털 변혁은 혁신을 파괴한다. 이유는 디지털 변혁으로 인해 실패 비용이 극단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혁신은 실패를 전제로 한다. 혁신은 자연설계와 그 모습이 유사하다. 실패와 실패를 통한 보완으로 혁신은 완성된다. 따라서 혁신과 실패는 사실상 동의어다. 필자가 혁신 비용이 아니라, 실패 비용이라고 굳이 표현한 것을 주목해주기 바란다. 다시 강조하지만 실패와 혁신은 동의어다. 혁신을 선호하고 실패를 혐오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실패를 혐오하기만 한다면 혁신도 없다. 실패를 혐오하는 것은 실패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실패 비용이 작다면 실패에 대한 혐오감과 부정적 판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패 비용이 높은 경우, 혁신은 전략적 판단을 전제로 한다. 혁신이 실패하는 경우 그 조직이 소멸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혁신은 조심스러워야 하며, 완결적이어야 한다. 혁신은 최고 경영진의 사즉생 결단에 의해서만 가능한 것이 이전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변혁은 혁신의 지형을 바꾸었다. 3디 프린팅(3D Printing), 아두이노(Arduino)와 라스베리파이(Raspberry Pi)와 같은 오픈 소스 하드웨어(Open Source Hardware), 아파치 그룹 등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클라우딩 시스템 등으로 인해 혁신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린스타트업(Lean Startup) 방법론 등은 대기업이 스타트업 기업과 같이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3디 프린트를 신속한 프로토타이핑(Rapid Prototyping)이라고도 한다. 3디 프린터는 금형을 만들지 않고도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3디피아(3DFia)가 주최한 3디 프린팅 세미나에서 만난 이상호 만드로 대표는 4,000만원의 의수를 100만원에 개발했다. 그는 3디 프린터로 수백번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함으로써 의수를 개발할 수 있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금형을 만들어서 의수를 개발했다면 그 개발비용은 막대했을 것이다. 3디 프린터를 창의 플랫폼으로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3디 프린터로 만든 의수. https://www.indiegogo.com/projects/robohand#/
3디 프린터로 만든 의수. https://www.indiegogo.com/projects/robohand#/
아두이노와 일종의 마이크로 컨트롤러다. 입력장치인 센서와 출력장치인 액츄에이터(Actuator)를 연결하고 컴퓨터 코딩으로 원하는 작동을 하게 할 수 있다. 사물통신, 산업용 사물통신 등의 프로토타이핑을 이 아두이노로 할 수 있다. 라스베리파이는 작은 미니 컴퓨터로 아두이노보다 복잡한 작업을 할 수 있다. 다양한 버전의 아두이노가 있는데 평균적으로 아두이노는 2만원 내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라스베리 파이는 약 3만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다. 센서의 경우 종류에 따라 다르나, 학습을 위한 센서 및 액츄에이터 세트는 약 6만원이다. 심전도 센서 등 12개의 의료용 센서로 구성된 의료용 개발 키트는 200여만원이다.

아두이노로 만든 탱크. https://www.robotshop.com/letsmakerobots/obstacle-avoidance-robot-car-arduino
아두이노로 만든 탱크. https://www.robotshop.com/letsmakerobots/obstacle-avoidance-robot-car-arduino

아두이노와 라스베리파이로 로봇을 만들 수 있고, 가상현실 기기와 연계가 가능하며, 디지털 농업을 위한 자동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공장에 다양한 센서를 장착해서 공정 개선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사물통신과 산업용사물통신은 창의 플랫폼의 또다른 표현이다. 아두이노와 라스베리파이는 창의 플랫폼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다.

빅데이터를 가능하게 하는 하둡(Hadoop)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도구인 R 또한 오픈소스소프트웨어다. 대표적인 오픈소스소프트웨어 그룹인 아파치3 그룹은 수백개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직관적인 코딩과 기계학습과 관련된 라이브러리를 많이 제공하는 파이썬(python)과 파이썬의 풍부한 라이브러리는 대부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웹 서버, 데이터 분석에서 기계학습까지 모두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제공된다. 적어도 프로토타이핑을 개발하는데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사업화화기 위해 자금을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고펀드미4와 킥스타터5 등과 같은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사이트를 통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20억 달러에 인수된 가상현실 기기 개발사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킥스타터에서 2012년 250만달러의 펀딩을 받았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아이씨오(ICO)는 벤처기업의 자금모집에 새로운 지평을 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현재 아이씨오는 투명성의 부재와 투자자 보호의 미흡 등 상당한 위험은 안고 있다. 향후 블록체인 발달에 따라 회사법, 증권법, 외부감사 관련법, 세법 및 관련 법령 등이 개정되고 아이씨오 법인의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 및 국가의 징세권 보장 등이 이뤄진다면 회사의 설립에 있어서 새로운 장을 열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변혁은 혁신 비용을 줄인다. 혁신 비용을 줄인다는 의미는 실패 비용을 줄인다는 의미와 같다. 실패 비용이 줄어들게 되면 혁신 상시화되며 범용화된다. 이에 따라 기존의 혁신은 파괴적 혁신의 대상이 된다.

혁신의 상시화와 범용화에 필요한 조직은?

인더스트리 4.0과 디지털라이제이션은 자동화를 요구한다. 이에 반해 실패 비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혁신을 위한 인력, 즉 연구 개발 인력이 증가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전통적인 1, 2, 3차산업의 고용규모는 줄이고 지식산업의 고용규모를 늘린다는 의미다.

지식산업의 고용규모 변화. 이명호, 윤기영, 김동환 외 3명. 2017.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일과 직주공간의 미래(p. 68.)에서 인용.
지식산업의 고용규모 변화. 이명호, 윤기영, 김동환 외 3명. 2017. 디지털 기술의 발달에 따른 일과 직주공간의 미래(p. 68.)에서 인용.

지식사회로의 이행은 지식산업의 규모를 증가시킨다. 지식산업은 4차산업(quaternary activities)라고도 하는데, 연구개발, 정보통신, 컨텐츠, 컨설팅 및 교육 산업을 의미한다. 디지털 농업, 랩미트 등으로 농업인구는 2%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예견된다. 2013년 현재 미국의 경우 농업인구는 2%였으며, 한국은 4%를 조금 넘는다. 위의 도표에서 필자는 다소 소극적으로 표시했으나, 농업과 순제조업 고용지수7는 각 1%와 4% 이하로 줄 것이다. 지식산업에 속하지 않은 서비스 산업의 고용지수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견된다. 금융기업의 점포 축소와 편의점의 자동화 현황은 미래의 서비스 산업의 지형을 짐작하게 한다. 이에 반해 지식산업의 일자리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노동 4.0 백서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의 강화로 일자리가 늘 것으로 보았다. 기술 낙관주의적 경향이 강한 미국의 미래연구자인 토마스 프레이는 기술의 발달에 따라 오히려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견했는데, 늘어난 일자리가 대다수 지식산업에 속한다.

혁신의 상시화와 범용화, 지식산업의 고용지수 증가는 조직구조의 조직문화의 변화를 요구한다. 디지털 변혁이 단순히 상품, 프로세스 및 서비스의 질적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변혁의 궁극적 지향점이 조직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이유다.

“문화는 전략을 아침거리로 삼는다”

“문화는 전략을 아침거리로 삼는다.” 피터 드러커가 한 이야기다. 조직의 구조와 문화 및 조직 구성원에 대한 접근 없는 전략이 실패한 이유를 명징하게 피터 드러커는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디지털 변혁에는 조직 구조, 문화 및 구성원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정책과 전략의 실패 원인은 문화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없이 실행되는 것이 주요한 원인의 하나다. 변혁, 변형, 변태 및 탈바꿈을 이야기하는 근본 이유는 조직 문화의 변화에 있다. 디지털 변혁의 시대, 4차산업혁명의 시대, 지식사회의 시대에 조직구조와 문화는 지식사회에 걸맞아야 한다. 정책과 전략이 아침거리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우리 정부는, 우리 기업은, 의사결정권자는 지금 결정해야 한다. 파괴적 변혁의 대상에 스스로를 포함시킬 것인가? 아니면 본인은 그 변혁에서 도망갈 것인가? 실패비용이 줄어 들었음을 명심하라. 실패비용이 줄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혁신이 두려워 우리 모두를 실패의 함정으로 몰아넣지 말기를 간절하게 요구한다.

디지털 변혁을 말할 때 조직 구조의 질적 변화, 성과평가 기준의 질적 변화, 조직 문화의 질적 변화를 먼저 기획하자. 우리에겐 지금 문화의 변혁이 필요하다. 그것이 우리 한국사회가 해야 할 원려심모의 하나다.

윤기영/퓨처리스트, 에프엔에스 미래전략 연구소장

synsaje@gmail.com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우주에서 본 해질녘 노을빛 칸첸중가 1.

우주에서 본 해질녘 노을빛 칸첸중가

메르스에서 배운 것, 코로나19에서 배울 것 2.

메르스에서 배운 것, 코로나19에서 배울 것

코로나19 단백질, 1시간50분 연주곡으로 변신하다 3.

코로나19 단백질, 1시간50분 연주곡으로 변신하다

“질본 최우수, 한국 언론 낙제점” 코로나19 성적표 4.

“질본 최우수, 한국 언론 낙제점” 코로나19 성적표

모든 암 진단하는 혈액검사법 개발 5.

모든 암 진단하는 혈액검사법 개발

NativeLab : PORTFOLIO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오피니언
만화 | ESC | 토요판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헤리리뷰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