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1.31 16:07
수정 : 2012.01.3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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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이틀 앞둔 21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종로구 통인동 재래시장을 찾아 상인의 손을 잡고 반갑게 인사하며 격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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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가해-피해 학생들 만남서 ‘공자님 말씀’만 건네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 정치를 재개했다. 하지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시킨다는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보여주기 행사에 그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경기 안양시에 있는 ‘안양·과천 위(Wee) 센터’를 찾아 직접 피해·가해 학생과 학부모를 만났다. 위센터는 학교 폭력 등 위기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이 대통령은 먼저 학교 폭력 가해자 학생 6명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은 짧지만 부모와의 불화 등 갖가지 사연을 떨어놨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살다보면 세상에서 부모만큼 너를 아껴주는 사람이 없다. 고통을 극복하고 잘하면 더 튼튼한 재목으로 클 수 있다”고 답했다고 박정하 대변인은 전했다. ‘공자님 말씀’만 건넨 셈이다.
학생들은 “경찰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절실한 도움을 요청했다. 이런 호소에 이 대통령은 “여러분 얘기 들으면 대책이 나온 것 같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모두 잘 극복하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 빈곤’은 피해·가해 학생 학부모와 상담교사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대책은 아는 것 같다. 대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뒤엔 ‘고졸 취업’ 문제로 발언의 반 정도를 채웠다. 이 대통령은 “실업학교나 마이스터고등학교에 가면 재학 중에 다 기업에 취업한다. 광주에 마이스터고 3학년 여학생은 우리나라 최고 기업에 이미 취업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현장 정치는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집권 첫해 어린이 유괴 사건과 관련해 일선 경찰서를 방문했고, 재래시장은 여러 번 찾았다. 하지만, 시스템을 세우고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 이번 위센터 방문에서도 학무보들은 “상담소가 있는지 몰라 114를 통해 수소문해서 알았다”고 하는 등 시스템 미비를 호소했다.
재래시장을 방문해 물가 걱정, 경기 걱정을 함께했지만, 물가는 치솟았고 아랫목 경기는 얼어있다. 설날 연휴를 맞아 재래시장을 찾았을 때는 손녀딸의 고급 패팅코트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재래시장 등을 찾는 일이 ‘쇼’로 비치고, 일에 방해만 될까 싶어 일부러 피했던 것과 구별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현장방문이 언론을 타면서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