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10.03.15 21:22 수정 : 2010.03.16 07:51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강래 원내대표(오른쪽), 송영길 최고위원과 지방선거 공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소명할 기회 주자” 최종판단은 16일로 늦춰
공은 지도부로…우근민 “오전에 긴급회견”

‘우근민 덫’에 걸려 진땀을 빼고 있는 민주당이 ‘출구전략’에 들어갔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공심위·위원장 이미경 사무총장)는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를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를 최고위원회에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의 한 위원은 15일 “공심위가 16일 저녁 회의를 열어 우 전 지사가 제주도지사 민주당 후보로 공천을 받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쪽으로 결론을 낸 뒤 최고위원회에 최종 결정을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공심위는 부적격 판단을 하되, 지도부가 이 문제를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최고위원회에 결정을 위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심위는 14일 긴급회의에서 이미 우 전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공직선거에 나서기에는 도덕성에 문제가 있어 ‘공천 부적격’이라는 데 공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 전 지사가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견 등을 고려해 공심위의 최종판단을 16일로 늦췄다.

공심위의 이런 결정은 악화된 여론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고육지책이다. 공정하고 개혁적인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명분’을 따를 수밖에 없는 공심위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고, ‘성희롱 사건’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여성 위원들이 전체 공심위원 15명 중 6명을 차지한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우 전 지사가 공심위엔 성희롱 전력을 사과하겠다고 해놓고, 다시 공개적으로 “성범죄 전력이 없다”고 다른 말을 한 것이 공심위원들을 더욱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심위가 넘겨준 ‘공’을 민주당 지도부가 어떻게 처리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당 최고위원들 다수가 “결정을 좀 미루자”, “경선은 하게 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공천 부적격 판정을 내린 공심위의 결정을 최고위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당 안팎의 거센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어려운 결정은 가능한 한 뒤로 미루고 보는 기존의 관행을 되풀이한다면, ‘성희롱 정당’이라는 당 안팎의 십자포화가 계속될 게 뻔하다.

민주당이 공천을 주지 않을 경우 우 전 지사가 다시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또다른 공심위원은 “우 전 지사는 성희롱 논란이 벌어졌던 2002년에도 무소속으로 나와 승리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며 “그 때문에 당 지도부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전 지사는 16일 오전 11시 제주시 이도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근의 상황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느긋한 분위기다. 한나라당의 핵심 관계자는 “우 전 지사가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한나라당은 어부지리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명관 삼성물산 고문의 ‘출전’ 가능성도 나온다.

이유주현 김지은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