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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세종시 관련 ‘민관합동위원회(가칭) 구성 등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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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시안 알맹이보다 ‘시간표’ 강조
서울대 공대 2캠퍼스 유치 등 탐색단계
‘친박’ 설득 못하면 법 개정도 불투명
세종시 수정안 구상 문제점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세종시 원안 백지화 및 전면 수정 방침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야당들은 물론 여당 내부의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이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뜻대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은 4일 정운찬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대안과 관련해 ‘실효적 측면’, ‘유익’, ‘국가 경쟁력’ 등을 강조했다. 이는 세종시를 수도권 과밀 해소나 지역 균형발전 차원보다는 서울의 경쟁력 약화와 행정의 효율성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여정부가 세종시 계획을 세운 취지와는 근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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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검토중인 안은 세종시에 행정 부처를 전혀 이전하지 않는 대신 주변의 대덕 연구단지 및 오송 첨단복합단지와 연계해 △과학·지식 △산업(의료 등) △녹색의 3대 개념이 어우러진 도시로 만드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서울대 공대 제2캠퍼스 등 대학과 서울대병원, 엘지생명공학 본사, 중이온가속기 등을 유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기반한 구상이다. 그러나 이런 구상이 국민 여론 수렴 과정에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법을 지켜야 하는 정부가 그동안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세종시 백지화 여론몰이를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더구나 세종시 계획을 전면 수정하려면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하고 대체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 하지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야당이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있어, 한나라당에서 박 전 대표 쪽 의원 20~30명만 반대에 가세하면 현실적으로 법 통과가 어렵다. 친박 의원은 한나라당 안팎을 합쳐 6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권의 세종시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이달 하순께 ‘대통령과의 대화’ 등의 형식으로 국민들 앞에 진정성 있게 협조를 구하고, 구체적인 세종시 대안이 나오면 여론의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지난번 언론관련법 처리 때도 반대하다가 여론에 따라 입장을 바꾸지 않았냐”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설득하면 국민들도 이해해 줄 것으로 희망한다”며 “해보는 데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요지부동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미디어법같이 이번에는 왔다 갔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 계파의 결속력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의 기대대로 박 전 대표가 물러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한나라당 친이명박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핵심 당직을 맡은 친이 직계 한 의원은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의지가 확인된 만큼 구체적인 수정안은 정부가 주도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당 안팎에 수정 여론 조성을 위한 정치적·정무적 역할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친이계는 이를 위해 당 차원에서 세종시 수정 논의를 위한 특별기구를 만들어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오는 당내 이견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구 구성 단계부터 친이-친박 갈등이 전면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의 한 재선 의원은 “친이계 당직자들 중심으로 논의기구를 만들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친이계 내부에서도 자신없어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친이 직계의 한 의원은 “결국, 수정안이 원안보다 좋다는 여론이 높으면 수정안으로 가고 그게 아니면 원안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신승근 기자 jayb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