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09.10.14 19:09 수정 : 2009.10.14 22:23

프랑크 라뤼 유엔 특별보고관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초청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국가가 명예훼손으로 개인고소 못해”
박원순 변호사 재판에 전문가 의견 제출 추진





14일 오전 서울 중구 ㅍ호텔에서 두 인권변호사의 특별한 만남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권변호사인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으로서 지난 12일 한국을 찾은 프랑크 라뤼(Frank La Rue·57·과테말라) 변호사가 만난 것이다. 라뤼 특별보고관은 2004년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른 저명한 인권운동가다.

이들은 한국과 과테말라 두 나라의 인권 상황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눴으며, 대화는 박 상임이사가 겪고 있는 소송 얘기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상임이사는 국정원의 시민단체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가 지난달 15일 국가로부터 2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이에 라뤼 특별보고관은 “박 상임이사 재판과 관련해 ‘국가는 명예훼손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전문가 의견’을 법정에 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전문가 의견을 낼 경우, 재판에서 증거자료 또는 참고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받는 희생자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특히 이 사안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도 있기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임이사는 “특별보고관도 자기가 아는 한 세계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소송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라뤼 특별보고관은 또,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의사표현의 자유에 관한 유엔특별보고관 초청 워크숍’에 참가해 “국가가 명예훼손으로 개인을 고소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항상 국가와 공무원을 감시할 수 있고, 국가와 공무원은 국민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 표현의 자유 현황 및 유엔 특별절차의 활용’을 주제로 열린 워크숍에는 이태봉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카페 개설자와 박대성(필명 ‘미네르바’)씨 등 이명박 정부 들어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던 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지난해 ‘촛불시위’와 관련해 공권력의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하러 왔던 노마 강 무이코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지역 담당 조사관은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였던 한국에서 인권 상황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을 국제앰네스티가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 5월의 마구잡이 연행, 기자회견만 해도 연행되는 현실 등 표현의 자유가 한국에서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엔 특별보고관의 방한은, 참여연대 등 국내 인권단체들로 이뤄진 ‘국제인권네트워크’와 아시아인권 국제 비정부기구(NGO) ‘포럼아시아’가 그를 심포지엄에 초청하는 형식으로 성사됐다. 정식 방한이 아닌 탓에 유엔 특별보고관은 공식적인 발언을 할 수는 없다. 유엔 특별보고관은 유엔 인권이사국들의 투표로 선발(모두 54명)된다. 이들은 각자 맡은 분야와 국가에서 피해 당사자의 피해 진정 등을 접수해 해당 국가에 사실 조회를 하거나 의견을 발표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유엔인권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관련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