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9.13 20:35
수정 : 2009.09.13 20:35
정부 이자부담만 조단위 예상…혈세수혈 불보듯
정부가 4대강 사업의 재정 부담을 줄이려고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에 사업비 8조원을 떠넘기기로 한 구상은 적자에 허덕이며 막대한 혈세를 수혈받고 있는 민자유치사업의 재판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훗날 수익을 보전하기로 약속하고 밀어붙인 민자유치사업들은 대부분 성적표가‘회색빛’이다. 정부가 초기 예산부담을 줄였지만, 사업 시행 결과 큰 적자를 내면서 막대한 국비를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정부는‘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1단계 구간’을 제외한 민자유치사업 6곳에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하고 있다. 인천공항 고속도로는 지난 2007년 808억원의 국비 지원을 받는 등 개통 이후부터 7년 동안 모두 5416억원을 지원받았다. 목포신항 1-1단계와 1-2단계 구간도 2007년에 각각 29억원과 9억원을 받았다.
정부는 이번에 8조원의 사업비를 수공에 부담하게 하면서, 사업비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 연 5% 금리 적용할 경우, 정부는 내년에는 800억원, 2011년 2550억원이며, 2013년 이후에는 매년 4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또 수공이 4대강 하천 주변 관광단지와 수변도시 등의 우선 개발사업자로 참여해 투자비 일부를 충당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수공이 이 개발사업을 통해 버는 돈으로 사업비를 조달하느라 빌린 돈을 모두 갚지 못할 경우 정부의 이자 부담이 끝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한꺼번에 예산을 쓰는 것보다 이자로 나가는 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임석민 한신대 교수(경제학)는 “수도권도 아닌 지방에서 4대강을 정비해 관광 유람선 등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발상 자체가 적자사업이라는 게 불을 보듯 뻔하다”며 “장기적으로 정부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편 수공의 재무구조는 지난 2007년까지 개선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경인운하 사업자로 선정되면서부터 다시 악화하고 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