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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8.30 23:37 수정 : 2009.08.30 23:37

“북에 압박보단 대화” 점쳐 대북정책협력 변화 가능성

자유민주당의 54년 일당 장기집권 체제(55년 체제)를 끝장낸 일본의 8·30 총선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겉표정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속내는 다소 복잡하다.

정부는 일본 민주당의 집권이 한-일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에 한-일간 대북정책 협력 측면에서는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일본 민주당의 압승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일본 민주당이 밝혀온 대북정책 기조에 비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자민당 정권과 함께 해온 대북 압박 전선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한-일 관계는 큰 틀에서 근본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과거사에서 전향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민주당 지도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부정적인 태도를 내보이고, 재일 한국인 지방참정권 문제에 전향적 자세를 취해온 것 등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일 관계와 관련한 일본 민주당의 이런 상대적으로 유연한 역사인식이 “전반적으로 한-일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본 새 총리의 연내 방한을 추진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정부는 일본 민주당이 자민당의 기존 대북정책과 차별적인 대북 태도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핵심 관계자는 “자민당은 납치자 문제를 제기해 왔는데, 민주당은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며 “어쨌든 민주당은 대북압박보다는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민주당은 자민당과 달리 ‘대화를 통한 대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우리의 대북기조와 코디네이션(조정)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력 강화'가 아닌 ‘코디네이션'이란 표현을 쓴 대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주도·강화해온 한-일 양국의 대북 압박 기조가 민주당 집권 이후엔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외교적 표현'이다.

이제훈 황준범 기자 noma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