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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07 08:17 수정 : 2008.07.07 09:38

경찰이 버스로 서울 시청앞 광장을 둘러막는 등 다시 시민들의 광장 출입을 원천봉쇄한 6일 저녁 그 전에 광장에 들어가 있던 시민들(사진 위쪽)과 광장 밖 시민들이 함께 촛불을 밝혀들고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광우병대책회의 5대 요구 외면 ‘버티기’
평행선 정국 출구 안보여…개각도 “소폭”

시민사회와 야권이 지난 5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계기로 정부에 구체적인 정책기조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청와대는 오히려 거꾸로 가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지난 5일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국민 요구사항’을 발표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미국산 쇠고기 전량 회수 및 유통 중단 △경찰청장과 방송통신위원장 파면 및 구속·수배 조처 해제 △의료 민영화, 방송장악 음모, 교육의 공공성 포기, 한반도 대운하, 물·공기업 민영화, 고환율 정책 중단 △이명박 대통령 면담 및 공개토론 개최 등을 요구했다.

대책회의의 ‘5대 요구안’ 발표는 촛불집회를 통해 표출된 국민의 정책기조 수정 요구를 전달하고, 정부의 대응을 기대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부 대응에 따라서는 쇠고기 문제를 둘러싼 장기 대치를 해소하고, 정책기조를 둘러싼 사회적 토론국면이 열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 벌인 <한겨레>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이 재확인되면서 정책기조 수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6일 ‘5대 요구안’과 관련해 “그 중 어느 하나도 정부가 선뜻 답변을 주기 힘들다”며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했다. 청와대는 오히려 “5일 상황이 피크(정점)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무엇을 내놓기보다는 촛불집회의 기운이 저절로 빠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공권력을 앞세운 정면돌파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6일 오후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단식미사 천막을 철거하자, 곧바로 시민사회 단체들의 시위 관련 천막을 강제로 철거했다. 이어 전경 15개 중대를 배치하고 전경버스 30여대로 광장 주변을 둘러싸 시민들의 출입을 원천봉쇄했다. 검찰의 <문화방송> ‘피디수첩’에 대한 수사 등 언론장악용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대책회의의 요구서 전달 무산 경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촛불시위는 대책회의 쪽에서 쓰는 용어다. 저희는 깃발시위라고 쓴다”며 촛불집회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청와대는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산 쇠고기 판매량 증가에 기대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시간이 지나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시민들이 늘어나면 촛불집회의 동력도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청와대 일부에서는 “차라리 예정대로 5월30일에 장관 고시를 강행했더라면 지금쯤은 안정됐을 것”이라는 주장조차 나온다.

개각에 대해 “소폭으로 하겠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언급은 이런 기류를 단적으로 집약해 준다. 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만 해도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0교시’, ‘우열반 편성’ 등의 정책 잘못 때문이 아니라, 스승의 날 모교방문 문제가 교체 사유로 거론된다.

촛불을 통해 드러난 민심의 목소리에 청와대가 계속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촛불집회를 둘러싼 ‘평행선 정국’은 쉽사리 출구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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