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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16 19:35 수정 : 2007.12.17 10:03

16일 오전 정성호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국회 의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비비케이(BBK)를 직접 설립했다고 말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을 입수한 겨위를 설명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 동영상 공개 파장 ■

정치권 ‘반 이명박 전선’…박근혜쪽도 ‘고심중’
검찰 수사발표 불신 여론 더 거세질 듯
동영상 급속 유포…판세 영향 전망은 엇갈려

 비비케이(BBK) 투자자문을 자신이 설립했다고 말하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동영상이 16일 공개돼,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이를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의 재수사를 지시하고, 급기야 이날 밤늦게 이 후보가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 후보의 비비케이 연루 의혹이 또다시 살아 있는 쟁점으로 급부상하게 됐다.

[2000년 10월] 이명박 광운대 강연“내가 BBK 설립했다”


[이명박 ‘BBK 해명’ 모음] “주식 한주도 없다. 대통령직 걸겠다.”

이명박 후보는 그동안 “비비케이를 내(이명박 후보)가 설립했다”는 내용의 언론 인터뷰를 ‘오보’라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최소한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후보의 육성을 담고 있는 이 동영상은 언론 인터뷰나 명함, 브로슈어 등 지금까지 나온 어떤 자료보다 여론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나왔던 자료들과 내용에 별 차이가 없다”며 동영상의 의미를 무시하려 하지만 특검법 처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의 특검법 수용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들이 제출한 특검법안을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검법에 한나라당 의사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검법을 둘러싼 양쪽의 대치는 17일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BBK 말바꾸기 어디까지…

특히 이 후보로선 선거 막판에 ‘도덕성’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걸 피할 수 없다는 게 큰 부담이다. 설령 이 후보 쪽의 해명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2000년 당시에 자신이 비비케이를 설립했다는 ‘거짓말’을 왜 했는지 유권자들을 설득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됐다. 비비케이 실소유주가 누구인지를 둘러싼 법적 논란과 별개로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는 대선 이후까지도 계속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명박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에서 ‘반이명박 전선’이 형성되는 흐름도 주목된다.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이회창 무소속 후보 쪽은 동영상 공개 과정에서 이미 부분적인 공조를 과시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도 일제히 ‘이명박 특검’에 찬성 의견을 나타내며 이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쪽 일부 의원들도 고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선 막바지에 터진 동영상 파문은 판세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을 통해 이 동영상은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특히 통합신당은 중진 의원들이 지상파 방송사를 방문해 동영상 방영을 요청하는 등 막판 선거운동을 이 사안에 집중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재수사 검토 지시가 동영상 파문을 더욱 증폭시키면서 여론의 흐름을 뒤흔들 가능성도 있다.

동영상 공방 -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오른쪽)과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15일 밤 ‘이명박 동영상’을 놓고 정치권과 거래를 하려던 여아무개씨 등이 체포된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사건 경위 등을 둘러싸고 입씨름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그렇지만 이 동영상만으로 ‘이명박 대세론’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아 대선 판세가 혼미해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판세를 뒤집기에는 이명박 후보와 정동영·이회창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투표일까지 남은 시간이 사흘밖에 안 되는 점도 이번 사안의 파급력을 제한한다. 통합신당 관계자는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대형 사안이라는 ‘적극 해석론’과 판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소극 해석론’이 내부에 있지만, 후자가 좀더 많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한 호재가 없던 통합신당과 이회창 후보 쪽의 지지층 결집에는 ‘이명박 동영상’이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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