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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종전선언-비핵화 따로 놀 수 없다” 한반도 평화 중재 ‘불씨 살리기’

등록 :2020-10-16 18:41수정 :2020-10-1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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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서훈 안보실장 방미

서훈, 미 외교·안보 인사 만나
종전선언 배경·구상 설명한듯
“항상 테이블 위에 있던 문제”

동력 잃은 남북-북미관계 복원
한반도 경색 풀 실마리로 삼아
실효성 있을지 속단하기 어려워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면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취임하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서훈 실장이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16일 귀국길에 오름에 따라, 그의 귀국 보따리에 관심이 쏠린다.

서 실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의 핵심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 한-미 간 여러 현안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종전선언과 관련해 서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제기한 배경과 구상 등을 설명하고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은 15일(미국시각) 워싱턴에서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도 종전선언에 대한 견해를 서슴없이 밝혔다. 서 실장은 “종전선언 문제는 항상 협상 테이블 위에 있던 문제이고, 그 부분에서 한-미 간에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과의 면담에서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다만 문제는 종전선언이 비핵화 과정에서 선후 관계가 어떻게 되느냐, 또는 비핵화와의 결합 정도가 어떻게 되느냐의 문제일 뿐이지, 종전선언이 (비핵화와) 따로 놀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애초 종전선언은 문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로 제시했던 카드다. 북-미 간 상호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면 ‘종전선언’을 마중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진의 판단이었다. 문 대통령이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올해 안 종전선언”을 명시했다. 종전선언은 같은 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도 올랐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힌 바 있다. 이후 북한은 7월 초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때 종전선언의 일정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폼페이오가 ‘선 비핵화 없이 종전선언은 어렵다’고 거부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다시 종전선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최근 동력을 잃은 남북, 북-미 관계를 어떻게든 복원해보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을 대화 복원으로 가는 입구로 삼아 한반도 경색 국면을 풀어낼 실마리로 삼으려는 포석이다.

그러나 종전선언 카드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여전히 속단하기 어렵다. 미국은 “먼저 비핵화가 돼야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구론’에 가까운 것이다. 미국은 종전선언이 자칫 북한에 한-미 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유엔사 해체 등을 주장할 명분만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선 비핵화 후 종전선언’ 주장에 대해 “언제든 휴지 조각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을 위해 미리 양보할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북-미 간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형국이다.

서 실장은 이날 “(이번 방미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특별히 깊이 있게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슬쩍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이 다음달 대선을 앞둔 미묘한 국면이어서, 당장 종전선언을 진지하게 논의할 분위기가 아닌 상황임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에는 “종전선언으로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비핵화로 나가자”고 촉구하면서 미국을 향해선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설득하는 정부의 노력이 이번엔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김지은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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