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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북한

직통 연락선 끊고 사무소 파괴…북, 전단 핑계 ‘위험한 폭주’

등록 :2020-06-16 21:08수정 :2020-06-17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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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 조처, 다음은 대적 삐라?]
인민군 총참모부 ‘공개보도’서
비무장지역 군·진출 삐라 살포에
대남 군 경계강화 조처 등 밝혀
군사 보복 가능성은 언급 안해

[‘인민 불만’ 다독이기 분석도]
김여정 담화 등 노동신문에 보도
연락사무소 폭파도 신속히 알려
전문가 “남북관계 매우 위태로워
군사충돌 없게 정부 적극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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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의 대표적 상징을 스스로 부숴버린 것이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3일 밤 담화에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이 4일 담화로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뒤 북쪽이 실행에 옮긴 대남 조처는 지금까지 두가지다. 첫번째는 지난 9일 남북 사이 모든 직통 연락선을 차단한 행동이고, 두번째는 16일 오후 2시50분 개성 공동사무소 폭파다.

16일 오후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16일 오후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가장 큰 관심은 북쪽의 “최고 존엄과 전체 조선 인민을 모독한 탈북자 쓰레기들의 삐라 살포”에 대한 분풀이성 폭주가 어디까지 계속되느냐다. 북쪽의 4일 이후 공식 담화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4일 담화에서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 △(9·19) 북남군사합의 파기 등 세가지를 열거했다. 김 제1부부장은 13일 담화에선 “다음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6일 이른 아침 “공개보도”를 통해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경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처”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 삐라 살포 투쟁 적극 협조” 등에 필요한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러곤 “이런 의견을 신속히 실행하기 위한 군사적 행동계획들을 작성해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북쪽의 세번째 대남 조처는 “인민들의 대규모 대적 삐라 살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북쪽의 분풀이성 폭주가 남북 군 사이의 충돌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일단 16일 인민군 총참모부 ‘공개보도’는 “대남 군사경계 강화 조처”만 언급했을 뿐 ‘대남 군사 보복’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애초 북쪽은 “남쪽에서 (대북전단 금지) 법안이 채택돼 실행될 때까지 우리도 접경지역에서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벌려도 할 말이 없게 될 것”(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이라고 공언했다. 북쪽의 “단계별 대적사업 계획들”(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이 이 범위 안에 있는지, 이를 벗어날지도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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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북쪽의 최근 대남 강경 발언·행보는 그 궁극적 지향점이 모호하다. 무엇보다 개성 공동사무소 폭파와 같은 ‘파괴적 조처’를 취하면서도, 판문점선언을 포함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 합의를 파기한다”고 ‘선언’하지 않는 게 그렇다.

북쪽의 최근 행보에서 주목할 대목이 또 하나 있다. 염두에 둔 ‘관중’이 둘이라는 사실이다. 하나는 남쪽이고, 다른 하나는 “분노한 인민들”이다. 북쪽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4일 담화부터 이례적으로 ‘인민 필독 매체’인 <노동신문>에 빠짐없이 보도하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13일 담화에서 “우리 군대가 인민들의 분노를 다소나마 식혀줄 그 무엇인가를 결심하고 단행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15일 <노동신문>엔 “우리 돌격대가 북남공동연락사무소인지 뭔지를 콱 폭파해치웁시다”라는 “북창지구청년탄광연합기업소 남덕청년탄광 김혁청년돌격대”의 “분노한 목소리”를 전했다. 그리고 16일 오후 5시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텔레비전>으로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신속하게 내부에 알렸다. 요컨대 개성 공동사무소 폭파는 대남 행동이자 “인민의 분노를 식혀줄 분풀이”이기도 한 셈이다. 관련해 북쪽은 폭파 주체를 “해당 부문”이라고 했을 뿐, 인민군이라고 적시하지 않았다. 여지가 있다.

전직 고위관계자는 “북쪽이 이른바 ‘인민의 분풀이’를 어디까지 하고 남쪽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숨고르기에 들어갈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매우 위태로운 경계선에 선 상황”이라며 “북쪽의 대남 행보가 군사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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