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03 08:22
수정 : 2009.06.03 09:14
공단폐쇄 등 불안 커…동남아 등 대체지 물색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남쪽 정부의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피에스아이) 전면 참여라는 대응조처 등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입주기업 가운데 일부는 개성공단 폐쇄에 대비해 설비를 남쪽으로 옮기거나,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국외 생산기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복수의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이날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던 ㅁ사가 최근 설비를 모두 남쪽으로 철수했다”며 “원청업체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생산 차질을 우려해 자재를 주지 않아 지난달 27일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ㅂ사와 ㅋ사도 이미 핵심 설비 시설을 남쪽으로 다시 들여와 재가동을 하고 있다고 입주기업들은 전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그동안 구매자들의 불안을 덜어주려 일부 설비를 남쪽으로 잠시 들여온 경우는 있었지만, 공단 폐쇄를 우려해 설비를 옮긴 적은 지금까지 없었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다른 기업들도 설비 철수를 준비하고 있어, 자칫 연쇄 철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다른 ㅋ사 관계자는 “개성공단 폐쇄 우려로 바이어 주문을 맞춰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핵심 설비를 이번주나 다음주 중에 개성공단에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국외의 다른 생산기지를 대안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의류업체인 ㄷ사 관계자는 “대표가 지난 1일 베트남으로 현지 생산을 알아보려고 떠났다”며 “개성공단에서 생산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의류업체들도 인도네시아 쪽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류 하청업체들 사이에서 이런 철수 움직임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입주기업들은 전했다. 원청업체인 대기업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물량을 줄여, 개성공단에 남아 있고 싶어도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피에스아이 참여 뒤 철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게 입주기업들의 중론이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피에스아이에 가입한 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많은 입주기업들은 지금 철수하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어 어려운 상태에서 할 수 없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이용인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