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06.11.07 08:37 수정 : 2006.11.07 08:37

개성공단 북쪽 근로자 임금 흐름도

수입대행사 송용등씨 임금 지급과정 첫 공개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 몫의 70~86% 가량을 재외동포와 개성시가 운영하는 합영회사에 지급해, 근로자들의 생필품 국외 구입을 대행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합영회사는 국외에서 산 물품을 개성백화점 등 개성 시내 10여곳의 배급소에서 근로자들의 개별 수령액에 맞춰 배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근로자 몫의 대부분이 북쪽 최고위층이나 노동당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일부의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70~86%에 해당…“북 공식 환율로 환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무역회사인 ‘로바나무역’을 운영하는 송용등(66) 회장은 최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송 회장은 2004년 중반께 북한의 제의를 받아 다음해 1월 정식으로 개성시 산하의 송악산무역회사와 51 대 49의 비율로 합영회사인 ‘고려상업합영회사’를 세웠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에게 임금 명세서를 보여주고 서명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려졌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통해 물품이 근로자에게 전달되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근로자 몫의 대부분이 북한의 최고위층이나 노동당으로 들어가, 근로자들에게는 실질 혜택이 없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송 회장은 임금이 그 방식만 다를 뿐 근로자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우선 북쪽 내각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총국)은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부터 근로자 임금을 받아 세금 성격인 사회보험료(총임금의 15%)와 사회문화시책비(총임금의 30%)를 뺀 근로자 몫 가운데 70~86% 정도를 국외 물품 구입비용(달러)으로 북쪽의 무역은행 개성지점에 입금한다.

고려합영회사는 이 돈을 인출해 중국·말레이시아 등으로부터 쌀·설탕가루·밀가루·맛내기(조미료) 등의 주요 품목을 비롯해 120여 품목을 사들여, 개성 시내 개성백화점 및 보급소 10여곳에서 근로자들에게 물품을 배급하고 있다고 송 회장은 밝혔다.

송 회장은 개인별 구매가능 액수가 명시된 명세서가 총국으로부터 각 보급소로 전달되며, 근로자들은 매달 10~20일 사이에 개성공단에서 발행하는 신분증을 제시하고 물품을 구입한다고 전했다. 근로자들이 배급받는 물품은 북한 원화로 가격이 표시돼 있지만, 공식 환율(1달러당 140~150원)로 환산한 가격이기 때문에 실제 구매력이 유지된다고 송 회장은 말했다.

송 회장은 북한이 개성공단의 임금 직불을 미루는 이유에 대해선 “개성 시내 최고 기술자의 경우 북한 원화로 2만~3만원과 일부 물자를 제공받는데, 실제 구매력은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3분의 1 정도”라며 “임금 격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직접 지급하는 걸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 당국도 송 회장이 개성 시내에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개성에서 외국 물품 구매 대행을 하고 있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관련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