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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0일 오전 정진곤 교육과학문화수석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접견실로 들어서며 눈을 비비고 있다. H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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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위기 자초하는 이 대통령
뼈저린 반성 10일만에 ‘선전 포고’ 돌변
“약할때 숙이고 강할때 밟는 자기 합리화”
지난 19일 이명박 대통령은 특별 기자회견에서 촛불 행렬을 보며 “뼈저린 반성을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과 열흘 만인 지난 29일 이명박 정부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강경진압을 언급하며 촛불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선전포고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돌변했다. 정부는 “촛불집회의 성격이 변질됐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대통령이 국민들을 상대로 불과 열흘 만에 말을 바꾸는 이런 행태는 결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에는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4월21일), “(광우병 얘기하는 사람들은) 에프티에이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5월8일) 등으로 비판적인 국민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다가 민심 이반의 심각함을 뒤늦게 깨닫고선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5월22일), “제 자신을 자책했다”(6월19일) 등 머리를 숙이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주춤하자, 다시 “체제를 흔들거나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6월24일)라며 예전 모습으로 ‘간단히’ 되돌아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지난 3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선 “최근 시위는 그들의 건강과 어린아이들의 안전에 관한 우려의 문제”, “한국에는 국민들의 시위가 진정한, 그리고 의미있는 변화의 단초가 된 전통과 역사가 있다”며 촛불시위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대통령의 말이 이처럼 상황에 따라 극과 극을 오가면서 어느 것이 그의 ‘진심’인지 종잡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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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서울시청 앞 광장을 막아선 29일 밤, 서울 종로2가 보신각 앞에서 열린 53번째 촛불집회에 나온 학생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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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청와대의 홍보관계자들은 “말이 바뀐 게 아니라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에 맞춰 발언한 것뿐”이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청와대 안에서도 ‘신뢰 위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촛불집회는 앞으로 잦아들 것이라 본다. 그러나 ‘겉불’은 사라져도 ‘속불’은 여전히 남아 앞으로 정권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통령과 국민 사이에 훼손된 신뢰관계를 어떻게 복원하느냐 하는 것이 향후 정책수행 과정에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대통령의 신뢰와 관련해 “6·10 집회 전에는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톤으로 입장이 바뀐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하겠느냐”며 “일관성을 잃고 그때그때 상황만 모면하려고 하다 보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좌초할 수 있다. 성공하는 정치인은 신뢰를 주는 정치인이고, 국가의 통합도 신뢰를 주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태호 성연철 기자 ho@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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