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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분노의 스윙 보터’ 20대…남녀 표심 뜯어보니

등록 :2021-04-08 17:46수정 :2021-04-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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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이하’의 표심은 성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출구조사로만 보면, 20대 이하 남성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몰아줬지만 20대 이하 여성은 오 후보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더 많이 줬다. ‘제3후보’를 선택한 비율도 15%를 넘겼다. 달라도 너무 다른 20대 남녀의 표심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지난 7일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에스비에스>(SBS) 방송 3사가 참여한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의 공동 출구 예측조사를 보면, 18·19살과 20대 여성 유권자들의 박 후보 지지율은 44%, 오세훈 후보는 40.9%였다. 연령별·성별 분류에서 박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선 그룹은 ‘20대 이하 여성’과 ‘40대 남성’(박 51.3%-오45.8%)뿐이었다. ‘20대 이하 여성’은 전임 시장의 성추행으로 인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남성후보’를 그 대안으로 다른 그룹보다 덜 선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20대 이하 여성의 ‘회색 표심’에 주목했다. 출구조사로 드러난 20대 이하 여성의 소수정당·무소속 ‘기타 후보’ 지지율은 15.1%였다. 0.4%~5.7%에 그친 다른 연령·성별 그룹과 비교해 도드라진 수치였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느 세대·성별에서도 등장하지 않던 회색 지대를 20대 여성이 만들어냈다”며 “양당구도 해체의 희망이 있다면 바로 이들”이라고 평가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도 “2030 여성층은 젠더 이슈뿐만 노동·복지·경제·남북관계, 심지어 외교안보에서도 한국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층”이라며 “젠더 측면에서 발달된 불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다른 영역에서의 불평등 혹은 지배 이데올로기의 간교함을 통찰한 능력으로 발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런 표심이 정치적 이변으로까지 이어지기엔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다. ‘성평등 후보’ 5명을 모두 합쳐도 득표율은 1.91%에 불과했다. 권김 소장은 “어떤 군소후보도 대안세력으로 부상하지 못했다. 기본소득·여성·퀴어 등 정체성 정치나 단일 의제 중심으로 정당 색깔을 만드는 것은 일정한 세력을 만들 순 있어도 대안세력으로는 부족해 보이는 지점이 있다”며 “서구의 사례를 봐도 이런 단일쟁점 정당들이 어떻게 연립해 큰 텐트를 구상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도 “젊은 여성층의 역동적인 표심이 한국 정치를 변화시킬 요인으로 피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껍데기는 바로 양당 구도와 지역구 승자독식제도”라고 꼬집었다.

반면 20대 이하 남성 유권자는 72.5%가 오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60대 이상 유권자 표심과 비슷한 수치이지만 이를 손쉽게 ‘보수화’로 규정할 상황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 2017년 6월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0대 남성(89%)과 비슷한 87%였다.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그들이 급격하게 야당 쪽으로 옮겨간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신진욱 교수는 “20대 가운데 보수층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인식조사를 해보면 20대는 보수화된 적이 없다. 20대 보수층이 50대보다는 진보적”이라며 “민주당에 대한 실망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고, 지금의 표심을 단기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이하 남성은 국면에 따라 특정 정치 세력에 지지를 보내기도 철회하기도 하는 ‘스윙보터’라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것이다. 권김현영 소장도 “20대 남성은 오 후보에 70% 이상 지지를 보냈지만 보수화라고 생각하긴 어렵다”며 “이들은 구체적 정치적 지향을 가졌다기보다 특정 이데올로기나 대의명분을 수용하지 않는 ‘탈정치화’된 집단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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