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미경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앞줄 가운데)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심사위원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휴대전화로 통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영식 공심위 간사, 이 위원장, 최철국 위원. 뒤편은 신낙균 위원.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
새인물 영입·공천 개혁·선거 기획 등 역량 부족
온라인경선·공천배심원제 우물쭈물 “리더십 부재”
독자적 목소리 전달 실패…야권 연대의지도 미흡
선거준비 ‘총체적 난국’ 왜?
‘밭은 좋지만 쟁기질도 시원찮고 좋은 씨앗도 못 구해온다.’
한마디로 6·2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민주당의 상황은 이렇다. 표심은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먹혀들 만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지만, 후보 영입과 공천제도 개혁, 선거 기획 등에서 ‘실력’이 한참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 무뎌진 도덕감각 민주당은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복당을 허용함으로써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민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우근민 문제만 들고 나오면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지지도가 높은 우 전 지사를 한나라당보다 앞서 데려오는 데 급급하다 보니 핵심 당직자들도 그의 전력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몰랐다. 심지어 그의 복당을 결정하는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한 위원은 회의 직전까지도 “우 전 지사는 이미 대법원에서 무혐의 확정판결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며 기초적인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민주당은 후보 적격성 심사 기준에서 슬그머니 도덕적 잣대를 낮추기도 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본래 후보 심사 기준으로 ‘뇌물·알선수재·정치자금·파렴치범·개인비리 등 국민의 지탄을 받은 형사범 가운데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는 공천을 배제하되, 공심위원들의 3분의 2 찬성으로 사유가 인정될 때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최고위는 이후 ‘공심위원 3분의 2 찬성’을 ‘과반수 찬성’으로 바꿔 느슨하게 풀어줬다.
■ 흔들리는 리더십 이번에도 당 지도부의 리더십 문제가 도마에 오른다. 통합과혁신위원회가 지난 1월 말 온라인투표를 도입해 경선을 치르자고 결정했지만 이는 비용·예산 문제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가운데 튀어나온 것이었다. 최고위원회는 이 문제를 그냥 뭉개기만 했고 결국 무산돼 일부 후보들의 반발을 샀다. 또한 최고위원들은 지난 1일 지방선거공동기획본부로부터 시민공천배심원제를 대전과 광주에 적용하자는 제안을 받은 뒤 몇 차례 회의를 했지만 내부 의견을 모아내는 데 실패했다. 호남엔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박주선 최고위원의 고집과, 배심원제를 하자고 하면서도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정세균 대표의 ‘호인형 리더십’이 빚어낸 결과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명분과 원칙을 이유로 정동영 의원의 공천을 주지 않던 정세균 대표의 결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며 “정 대표가 공심위나 선거기획본부에 일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연대 의지 미흡 민주당이 ‘범야권연대’를 강조하면서도 ‘자기 그릇’ 지키기에 급급해하는 등 연대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수도권 등 주요 지역 광역단체장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이해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광역·기초단체장을 통틀어 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 등 연대의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에서 다른 야당에 양보하려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근 자신들의 텃밭인 광주시의회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분할하는 안을 강행한 후폭풍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다른 야4당의 ‘광주 민주당’ 심판론에 직면해 있다.
국민참여당에 대해 통합 촉구 수준을 넘어 원색적 비난을 하는 것도 연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최고위원회에서 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것 등에 대해 “한나라당 2중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 영남 출마의 결단으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참여당 관계자는 “연대 파트너에게 악담은 적절하지 않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우리에게 나쁜 이미지를 씌우려고 그러는 것 같다”며 서운해했다.
이유주현 송호진 기자 edigna@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