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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이름값 매기는 사회 / 홍성국 |
“이름값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한 사람이 가진 여러 조건들을 보고 그가 이뤄낸 결과를 평가할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품에 물건값을 붙이듯 사람한테도 이름값을 붙이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사람의 이름이 바로 ‘브랜드’가 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이름값을 높이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게 된다. 요즘 자주 일어나는 학력위조, 성적위조, 경력위조, 논문조작 같은 사건들 모두 편법을 쓰면서까지도 이름값을 올리려는 속셈에서 비롯된 것이다.
거짓으로라도 이름값을 높이려는 까닭은 이 사회가 겉으로 보이는 조건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좋은 ‘스펙’을 갖춰야만 좋은 회사에 갈 수 있고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다. 이러한 현실에서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 그리고 삶이 끼어들 틈은 없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상품인 나를 사회라는 시장에 내놓을 때 얼마나 잘 포장해서 얼마나 비싼 값을 받느냐 뿐이다.
두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하나는 산악인 오은선씨의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다. 다른 하나는 가수 이선웅(타블로)씨의 스탠퍼드대학 학력논란이다. 두 사건 모두 진실과 거짓을 따지는 문제들이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의심을 받아왔다. 이 사회가 자본주의의 꽃인 주식시장이라면 두 사람은 좋은 조건에 높은 값이 매겨진 우량주다. 오씨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봉우리를 모두 오른 여성이라는 조건이, 이씨는 미국 명문대를 일찍 졸업한 수재라는 조건이 붙어 있다.
명예나 간판과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산악인이 세계 최초라는 굴레에 얽매여 힘겨워하는 것과 학력이 노래 만들고 부르는 데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가수가 학력 진위 논란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진실 여부를 떠나서 두 사람 모두 화려한 조건들만으로 사람의 이름값을 매기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 사회의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홍성국 서울 중랑구 상봉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