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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역-집회 자유’ 균형 이룰 합리적 대안 찾을 때다

등록 :2020-10-09 18:11수정 :2020-10-10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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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 도로에 돌발적인 집회·시위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경찰 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개천절(3일)에 이어 한글날(9일)에도 서울 광화문 일대를 중심으로 차량 시위와 기자회견이 잇따랐고, 불법 집회를 막기 위한 경찰의 차벽과 검문도 재현됐다. 이 과정에서 개천절 집회 때와 달리 집회 참가자들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경찰의 대응 수위도 완화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과 집회의 자유, 국민의 안전과 기본권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다시 연출된 건 안타까운 일이다. 두 가치가 평행선을 달리지 않도록 사회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할 때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상징물인 경찰 차벽이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등장한 것은 착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가장 큰 책임은 집회 주체 쪽에 있다. 광복절 집회를 강행한 극우단체들의 무모함이 코로나 2차 대유행의 도화선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여파로 영세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생계는 다시 벼랑 끝에 내몰렸다.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불법 집회를 거듭하는 세력이나 이를 두둔하는 보수 야당과 언론의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나 다름없다. 여론조사에서 경찰 차벽에 대한 찬성이 반대보다 많이 나오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대규모 집회는 단지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중차대한 일이다. 이를 관리하는 것도 앞서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도전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광복절 집회의 충격이 되풀이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고충을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손쉬운 선택은 과잉을 부르기 마련이다. 차벽 같은 봉쇄 일변도의 대응이 2011년 헌법재판소가 짚은 ‘마지막 수단’의 조건을 얼마나 충족하는지도 꼼꼼히 따져볼 문제다.

코로나 위기를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 규범과 조화할 수 있는 새로운 집회 대응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의 방식이 되풀이되면 경찰의 자의적인 공권력 행사가 관행화할 우려도 있다. 정의당과 참여연대, 민변 등 진보 쪽에서도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창의적이고 유연한 ‘케이(K) 방역’으로 국제사회의 칭송을 받은 우리 사회가 대안을 찾지 못할 이유는 없다. 방역과 집회의 자유를 대립하는 것으로 보지 않는 태도가 그 첫 단추일 것이다. 경찰과 방역당국, 전문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방역과 기본권이 균형을 이루고 집회 현장 상황에도 적합한 창의적인 해법을 만들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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