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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리다툼으로 변질되는 공기업 ‘개혁’

등록 :2008-05-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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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가 이달 말께 공공기관 개혁안을 마련해 대대적으로 손을 보겠다고 한다. 305개 공공기관의 80%에 이르는 240곳의 기관장을 바꾸고, 100곳 가까이 민영화 또는 통폐합을 하며, 25만여 임직원을 18만명 선으로 줄이는 밑그림이다. 기관장 교체와 구조조정 폭에서 역대 최대라고 할 만큼 규모가 크다.

공공기관의 방만·부실 경영이 극에 이르러 집권 초기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로 바람을 잡지 않아도, 공기업은 방만해지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구조개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한꺼번에 몰아치기 식으로 해서는 수술 효과는커녕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공기업 개혁은 원칙과 일관성을 갖고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공기업의 존재 이유와 그 영역을 가벼이 봐서는 결코 안 되며, 시장원리의 잣대로만 재단해서도 안 된다. 역대 정권들도 초기에 공기업을 개혁하겠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원칙이 흔들리면서 실패했다.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공기업은 효율만이 능사가 아니다. 시장에 맡겨 독점이 되거나 공익성이 훼손돼 해를 입게 될 경우는 민영화를 피해야 한다. 공기업 직원 감축도 신중하고 원칙이 있어야 한다. 고용을 보장하고 재취업 교육을 한다고 하나 그것만으로 노동계의 반발을 잠재우긴 어렵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기관장을 비롯한 인사 문제다. 인선의 원칙이 갈팡질팡하고 벌써부터 줄대기, 논공행상의 기류가 두텁게 형성된 듯하다. 대선 캠프 출신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로비, 낙점설이 계속 불거져 나온다. 재신임과 인선의 기준에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라는 고무줄 잣대를 넣은 것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공모제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시행하겠다던 정부의 공언과 달리 허수아비가 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등에선 공모를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지만, 적임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공모에 들어갔다. 입맛에 맞는 사람만 뽑고 여차하면 청와대가 인사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공기업 민영화와 최종 후보 선정 심의를 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들까지 사표를 내라고 하는 것은 독단을 휘두르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진짜 ‘실용’의 정신으로 적임자를 구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발짝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 제 사람 심기로는 개혁은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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