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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사설

한국 외교 현주소 보여준 아프간 인질 사태

등록 :2007-08-29 17:32수정 :2007-08-2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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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제 전원 석방에 합의한 아프간 인질 사태는 한국 외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금석과 같았다. 정부는 나름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미흡한 점도 많았다. 정부와 국민 모두 사태 진전 및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생각한다.

과거 경험으로 보면, 이번 사태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잘못 벌어진 일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 탈레반은 교전 상대가 아니며 피랍자들은 민간 봉사단원이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이들을 납치해 미국과 아프간 정부로부터 양보를 얻어내고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는 지렛대로 쓰려 했다. 한국인의 목숨이 엉뚱한 무대에서 담보물이 된 것이다. 냉전 이후 세계의 갈등 구조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대비는 그만큼 한계가 있었다.

아프간 정부와 미국은 이번 사태가 한국의 문제이자 자신들의 문제임에도 책임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없다. 아프간 정부는 인질 석방에 주력하기보다 정치적 손익 계산을 우선했고, 미국은 대테러 전쟁에 미칠 영향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판단했다. 사태 초기의 비극은 이런 구조의 산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선 것은 당연했다. 이후 사태 전개를 생각하면, 좀더 빨리 직접 협상을 벌이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태에서 탈레반은 한국인 두 사람을 처참하게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한국인들은 이를 분명하게 기억할 것이다. 탈레반이 이런 악행을 계속하고도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 수용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이 탈레반 전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할 이유는 없다. 탈레반의 개별 범죄 행위와는 별개로, 탈레반을 모두 말살하려는 대테러 전쟁 역시 정당하지 않다.

이번 사태에서 새삼 확인했듯이, 한국인 관련 사건의 해결 주체는 한국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 국제 여론의 힘과 나라 사이 협력의 중요성도 실감했다. 특정국에 편중되지 않는 전방위 외교의 필요성도 부각됐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려면 무엇보다 명분 있는 외교가 전제돼야 한다. 사실 한국은 아프간에 지금까지 군 병력을 남겨놓을 이유가 없었다. 이라크 파병도 처음부터 명분이 없었다. 정부의 이런 어정쩡한 태도가 이번 사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다. 비상시의 외교력은 평소의 외교 행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한국 외교는 이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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