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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트렌드]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 김용섭

등록 :2021-02-22 04:59수정 :2021-02-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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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경기가 잠시 나빠서 생긴 문제는 다시 경기가 좋으면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구조적 변화로 인한 문제는 회복되기 어렵다. 일본 도쿄 도심 5구의 오피스 평균 공실률이 지난달 기준 4.82%까지 치솟았다. 1년 전엔 1.53% 정도였고, 6개월 전에도 1%대였으니 반년 새 급등한 셈이다. 수년간 1~2%대를 유지했었는데, 팬데믹 이후 매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유는 원격, 재택 근무가 확산된 것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증가한 때문이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가 사옥을 팔고, 이걸 다시 임대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사무 공간이 기존보다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직원 20%가 원격 근무 중이고, 대량 감원도 했기 때문에 사무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영국의 대표적 광고회사 엠앤시(M&C) 사치도 사무실 공간을 25% 줄이겠다고 했고, 전세계 107개국 13만명의 직원이 있는 글로벌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기업 더블유피피(WPP)의 영국 본사도 공간을 20% 줄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건 남의 나라 얘기만이 아니다. 국내도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싶어 하는 기업들은 많다. 원격, 재택 근무의 보편화,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뿐 아니라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도 오피스 공실률을 끌어올리게 만든다. 오피스 공실률 증가는 결국 근처 자영업자들의 위기로도 이어지고, 이는 악순환이 되어 상가 공실률을 끌어올린다. 서울 도심의 오피스 공실률은 조사 기관마다 차이가 있긴 한데 대략 10% 안팎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극장 전체 관객 수는 5952만명이다. 2019년에 2억2668만명이었으니 4분의 1 토막 났다. 반면 넷플릭스를 비롯해 오티티(OTT) 서비스 이용은 급증했고, 고화질 대형 티브이(TV) 판매도 급증했다. 극장은 망하게 생겼으나 영화는 계속 봤다. 집에서 영화 볼 환경은 더 잘 갖춰졌기에, 팬데믹이 끝나도 극장 관객 수가 다시 2억명대로 회복된다는 보장을 못 한다. 어쩌면 영화는 남지만 극장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1994년에 빌 게이츠가 은행 업무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었는데, 이미 현실이 되었다. 은행 영업점은 줄고 구조조정도 계속된다. 빌 게이츠의 말을 살짝 바꾸면, 영업은 필요하지만 영업사원은 필요 없다, 쇼핑은 필요하지만 쇼핑몰은 필요 없다도 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차를 파는 방식에서도 기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처음부터 자동차를 영업사원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으로 팔았고, 이젠 자동차 보험도 플랫폼에서 팔고 있다. 팬데믹이 되고 대면 영업이 더 어려워지자, 자동차 업계도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동차를 파는 것에 더 관심이 커졌다. 자동차건 보험이건 영업사원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고, 팬데믹이 본격적 전환점이 되었다. 전통적 유통 강자인 롯데는 온라인 전략에서 한계를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반대로 쿠팡은 온라인에서 대기업 유통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팬데믹이 끝나도 달라질 리 없고,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위기는 더 커질 것이다. 모든 변화는 일자리와 연결된다.

개인의 위기도 다 일자리와 연결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기준 실업자 수가 157만명으로 1999년 이후 최대치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육아, 가사, 학업 등에도 관여하지 않는데 일하지 않은), 즉 아무것도 안 하고 놀았다는 사람이 2020년에 237만명이었다. 여기에 더해 구직활동을 포기한 구직단념자 60만명, 취업은 했지만 일은 하지 않는 일시휴직자도 84만명 정도다. 이런 숫자가 사실상 실업이다. 수많은 숫자들이 지금보다 앞으로 더 심각해질 위기를 얘기하고 있지만, 정치는 뜬구름만 잡고 소모적 대결만 한다. 현실 감각이 없어도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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