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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원전은 반드시 고장나고 위험에 처한다 / 유원일

등록 :2020-07-30 20:29수정 :2020-07-31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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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일|전 국회의원·원전위험공익제보센터(준) 자문위원

기계공학을 전공한 뒤 20년 정도의 기계설계 경험과 그 분야 특허도 보유한 필자는 원전이 늘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는 하였지만, 실제로 더욱 심각하게 보기 시작한 것은 국회의원 재직 시 후쿠시마 사고를 겪고부터였다.

원전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극도로 위험한 시설이어서 국민의 의결권 행사가 요구됨에도 그저 시설 주변의 주민들 의견을 묻는 게 고작이었다. 기실 원전은 그동안 국민 동의를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극도의 위험성에 비해 국가전력공급 비중은 4분의 1 수준이다.

국가나 사회는 개인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재산의 보호가 존재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핵발전과 같은 초장기 핵심 정책이 결정되면서 국민과 영토의 안위에 관한 국민 주권은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주인인 국민은 동의하지 않고 의식조차 하지 못한 채 생명과 건강에 대한 침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렸다.

우리는 행정부가 원전에 관한 모든 일을 한다. 건설도 행정부 산하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맡고 감시도 행정부 산하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다. 유럽 선진국들은 원전 위험관리가 엄격해서 의회도 함께 감시하고 있다.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도 내부의 감사관실을 의회가 직접 통제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국회 추천위원 몫도 극소수로 사실상 들러리에 불과하다. 게다가 원안위는 원전을 보호하려는 기구처럼 운영되고 있다. 감시를 제대로 하게 되면 위험도 예방할뿐더러 법률의 미비점이 무엇인지도 명확하게 알게 된다. 감시에서 도출되는 ‘체계적 대책의 필요성’이야말로 입법의 기초다.

최근 원전 곳곳에서 기계 결함에 따른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소위 ‘주요 언론’의 ‘한국형 원자로가 우수하다’는 주장이 무색하게도 원천적인 기술적 결함에 대한 문제들이다.

기계는 금속 재질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힘이나 열이 가해지면 물리적·화학적으로 변형하는 속성이 있다. 내구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내마모성, 내식성, 내열성, 내압응력 등을 고려하여 설계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설계가 완벽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역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재료의 특성이나 제작과정을 모두 고려할 수 없다. 불시에 고장이 다반사로 일어나서 위험에 처하기 마련이다. 즉 그 안전이란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것이 명확하고 그 수명도 당연히 있다. 아무리 정확하게 설계한들 수만 개의 원전 부품 하나하나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기란 기적처럼 어렵다. 말썽 없는 상황이 오히려 비정상이다.

원전은 실수나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시설이다. 아니 용납할 수도 없다. 공학이란 시행착오를 근간으로 과학원리를 기술적으로 고도화해가는 분야다. 일반 기계는 탈이 나면 들어내고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원전은 그런 시행착오를 용인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런 실수를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감추기 바쁘다. 드러나서 문책당하는 것보다 숨긴 뒤 처리하는 것이 조직의 생리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그러다 보면 제대로 짚어야 할 문제가 소홀히 다루어지기 쉽고 그게 우연히 겹치면 큰 사고로 연결되는 것이다.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가 바로 그 이름들이다.

그래서 수많은 기술자·과학자들이 원전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으로 원전기술 문제나 안전 문제는 공개적으로 점검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알릴 의무가 정부에게 있다. 지적대로 오류가 있다면 바로잡는 게 의무다. 최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케이(K)방역 관계 공직자들은 자신의 작은 실수도 드러내고 사과를 했다. 너무 차이가 난다.

바이러스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지만 방사능은 백신도 치료제도 없다는 점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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