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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논쟁] 대학 등록금 환불해야: 수업의 질만 문젠가 / 이해지

등록 :2020-05-19 10:54수정 :2020-05-1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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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지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

2020년 상반기, 등록금 반환과 수업권 보장에 대한 요구로 대학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등록금 반환과 관련하여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의 활동에 참여한 사람만 연인원 4만명이 넘고, 전국의 수십개 대학 총학생회들이 등록금 반환과 관련하여 입장서를 발표하였다. 이에 대하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재정이 어렵”고 “등록금 동결로 인해 등록금 반환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하였다. 그럼에도 전국의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등록금 책정 당시 약속받았던 수업의 질을 제공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대넷의 ‘코로나19 대학가 대책마련 요구 서명 및 수업권 침해 사례조사’(6261명 참여, 4월13~20일) 결과를 보면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75.4%의 학생들이 밝힌 만족도는 6.8%(“매우” 또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답변 비율)에 불과했다. 대학 유형, 지역, 전공계열에 관계없이 학생들은 “강의 사이트가 매일 불안정함”, “사이트 불시 점검”, “무리한 제출 과제”, “수강일의 잦은 번복”, “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음”, “실기 수업이 영상으로 대체됨” 등의 이유로 수업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실험, 실습, 실기 수업의 경우, 대면 수업이 불투명해지며 실험실습비 및 차등 등록금 책정의 근거가 전혀 없어진 상황이다.

더불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미지출 내역이 존재하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 등록금을 책정할 당시에 지출되는 예산으로 고려되는 항목에는 교수 인건비뿐 아니라 시설사용료, 관리 운영비, 연구학생 경비, 학생지원비, 실험실습비, 기자재 구입비, 재료비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강의실을 이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도서관 등 학교 시설도 폐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학교들은 사용 내역을 공개하며 “등록금 동결로 재정 운영이 어렵다”고 말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학생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대학의 다짐과 건의 말씀”을 공지하며, 대학혁신지원사업비 용도제한 완화로 위기 대응을 위한 예산 자율성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교육부 2020년도 예산 중 8031억원이 지원되는 대규모 대학 지원 사업이다. 하지만 지원 금액의 용도제한이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대학들의 재정 불투명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재원이 학생들에게 환원될지 장담할 수 없다. 2019년 교육부 국정감사 결과를 보면 사립대학 비리 금액이 4771억원이며, 고발 건수는 4500여건에 이른다. 국공립 대학에서도 매년 지속적인 비리 문제, 부적절한 재원 사용 등의 문제가 있었다. 대학 재정 운용에 대한 자체적인 반성과 성찰이 부재한 상황에서 예산 자율성을 보장해달라는 것은 허공에 맴도는 말일 뿐이다.

학생들 목소리가 커지는 데엔 등록금 문제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던 것도 한몫하고 있다. 국가장학금 제도의 경우, 2018년 1학기 기준 전체 대학 학부 재학생 약 190만명 중 실제 장학금을 지급받은 인원은 42.6%이다. 오히려 학자금 대출 금액은 증가했는데 2018년 1조8076억원, 대출을 받은 전체 대학생 수는 무려 62만7821명에 이른다. 전년 대비 639억원, 1만958명이 증가했다. 학생들은 등록금 반환을 석달간 요구했지만 오히려 교육부는 “총장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논의를 일축하고, 대화의 장조차 마련하지 않고 있다. 2017년 하반기 입학금 폐지 협의 당시, 교육부-학생-대학 3자 협의회를 통해 합의안을 도출했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이다.

전대넷에서는 학생들의 권리 침해에 대한 하나의 구제 방안으로서 등록금 반환 소송과 등록금 관련 고등교육법 및 등록금 규칙 개정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변호인단에게 자문해 구성한 법리 내용은 크게 3가지다.

가, ‘등록금 일부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다. 온라인 수업 진행 외에는 대학이 학생들에게 학교 시설을 이용하여 연구, 실험·실습, 학생활동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계약 내용을 이행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대학은 이미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 중 일부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할 것이다.

나, ‘불완전이행으로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다. 실제 대면 강의를 진행하였을 경우에 비하여 강의의 질이 현저히 떨어져 당초 등록금을 지불하고 수업 계약을 체결할 때 학생들이 기대한 교육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불완전이행에 해당한다.

다,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이다. 등록금을 납부하였으나,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기대한 수업의 질에 현저히 미달하는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학교의 경우, 이는 우리 교육기본법이 정하고 있는 학습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각 대학이 학생들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단순히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매년 심해졌고, 대학의 재정 투명성에 대한 문제는 매년 지적되어왔다. 우리나라 대학 재정구조의 민낯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드러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학 등록금 반환 타당한가

코로나 사태 속 대학교 온라인 수업이 계기가 되어 등록금 반환 소송이 곧 제기될 예정이다. 국내 첫 전국 단위의 코로나 관련 배상 청구 소송으로 해석될 법하다. 문제는 대립 구도다. 가령, 세계적 재난으로 두드러진 서비스직군의 위기를 고용인과 노동자끼리 해결할 수 없듯, 대학 등록금 문제 또한 학교와 학생끼리 돌파하긴 난망해 보인다. 학교는 재정위기가 고질적이라 경쟁력이 우려된다 말하고, 학생은 질 떨어진 교육을 받으며 빚쟁이까지 된다고 말한다. 지난달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던진 ‘등록금 반환 방안 검토 중’이라거나 미래통합당이 제안한 ‘대학생 특별재난장학금 100만원’처럼 아니면 말고 식의 언설은 아닌 듯하다. 학생과 학교 쪽의 사정과 주장을 자세히 들어본다.

[이슈논쟁] 등록금 환불 어려워: 재정위기 폐해 안 살피나 / 황인성

황인성 |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

코로나19 확산으로 4월2일 현재 188개국 이상의 학교가 휴교에 들어가고, 세계 각국에서는 수업단절의 대책으로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출석수업에서 온라인 원격수업으로 모든 강의를 100% 전환하여 진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학알리미 자료를 보면 4년제 대학의 2019년 강의유형별 강좌 수는 전체 60만4419개이며, 이 중 온라인 강좌 수는 5606개로 전체의 0.9%에 불과하여 온라인 교육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애초부터 온라인 수업 방식을 채택한 사이버대학과 달리 전통적인 출석수업에 익숙한 일반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많은 오류와 문제점이 발생한 것은 당연하다. 특히 인터넷이 원활하지 못하거나 서버 용량이 부족하여 다운되거나, 비대면 수업에 맞거나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의 미비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교수와 학생의 개인 상황에 따라 서로가 불만족스러운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5일 현재, 온라인 수업 상황에 대한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193개 4년제 대학 중 ‘코로나 안정 시까지 온라인 교육’ 85개교, ‘1학기 전체 온라인’ 수업 예정인 대학이 80개교로 전체 대학의 85.9%인 165개 대학이 1학기 동안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이 지속되면서 일부 대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며 등록금 환불 및 반환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12년간 등록금 동결과 코로나19 방역, 추가적인 온라인 강의 시스템 준비 등으로 별도의 재정이 투입되고 있어, 재정적으로 등록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등록금은 대학의 수업을 위해 지출되는 제반 비용으로, 수업과 관련하여 지출되고 있는 비용인 시설유지비, 연구비, 학생경비, 교직원 급여 등 오프라인 캠퍼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경비 지출은 여전히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한국의 대학들, 특히 사립대학들은 12년째 등록금 동결, 코로나19 재정 손실, 등록금 반환 요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수입 감소 등 ‘4중고’를 겪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2009년 등록금 동결 정책이 시작되면서 2010년부터 재정 건전성이 급락했으며, 사립대학의 경우 등록금 동결로 인해 도서구입비, 연구비, 기계·기구 매입비가 일제히 두 자릿수의 급감을 보이고 있다.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 2019’를 보면, 정부의 대학생 1인당 투자액(2016년 기준)은 1250만원으로 오이시디 평균(1850만원)의 67.4%에 그쳤다. 고등교육 투자액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37.6%로 오이시디 평균(66.1%)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낮은 수치다.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이 이어지면서 대학들은 교육·연구부문 투자까지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하여 고등교육을 위한 공공재원 비중 순위는 35개국 중 31위다. 2019년 대학생 1인당 정부 부담 공교육비는 3985달러로 오이시디 평균인 1만267달러보다 한참 적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대학의 경쟁력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대학 시스템의 질은 2012년 144개국 중 44위에서 2017년 137개국 중 81위로 변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교육경쟁력 평가에서 대학 교육경쟁력은 2012년 59개국 중 42위였지만 2019년에는 63개국 중 55위로 급락했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은 대학이 의도한 바가 아닌 재난 상황으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존중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 제기되는 등록금 반환 여부를 논의하기보다는 원격교육에 대한 실태 파악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원격교육의 현황을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교육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등 제반 규정을 공론화하기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대학의 학습관리시스템(LMS)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서버 확충을 지원하고, 통신업체와 클라우드 업체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서버와 통신선 확대를 통한 대학의 시스템 안정화를 지원해야 한다. 또한 실시간 동영상 강의 솔루션이나 맞춤영상 서비스(VOD)를 위한 다양한 제작 툴을 개발하고, 대학 역시 온라인 교육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재정투자 및 인력양성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모든 상황을 일개 대학이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범정부적 차원의 추진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추경을 통해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처럼 공공재인 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확보하고,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와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고등교육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 방안을 마련하여 등록금 동결과 등록금 반환 문제로 반복되고 있는 학생들과 대학 사이의 갈등이 더 이상 깊어지지 않도록 하기를 바란다. 우리 모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앞당겨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긴 안목에서 미래 대학과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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