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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코로나19 첫 사망 1년…청도대남병원이 남긴 것 / 제이슨 스트로더

등록 :2021-02-22 17:42수정 :2021-02-23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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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스트로더 ㅣ 미국 외신기자

지난해 10월 청도대남병원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검역을 위해 임시로 지어진 흰색 텐트를 지나야만 입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건물의 최상층에 있던 정신병동은 안내판이 따로 없었다.

지난해 2월20일, 한국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한국에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정신병동의 환자 102명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그중 8명이 사망했다.

한국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다양한 지역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일어나는 지금, 사람들은 이 정신병동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하지만 이 비극은 정신병동뿐만 아니라 각종 장애·요양시설에 있는 사람들의 탈시설 운동에 새로운 추진력을 제공했다.

유엔은 장애인거주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의 유약한 건강 상태와 사회적 거리두기 부족으로 인해 “전염병 감염에 가장 취약하며 방치, 제한, 고립과 같은 인권침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신체 및 발달 장애가 있는 사람 약 2만5천명이 시설에 살고 있으며 그중 대부분은 지적 또는 자폐 장애가 있다.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자 수는 적지만,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과 같은 폐쇄시설과 장애인거주시설 및 요양시설에서의 코로나19 감염과 그 확산 수치는 대중들이 쉽게 알 수 없는 시스템에 가려져 그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

한국 시설의료 시스템은 20세기 초, 우생학에 기반하여 정신질환 및 중증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철저히 분리하는 정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사망자는 정신분열증(조현병)을 앓고 있던 63살의 남성으로 20년간 청도대남병원에 거주했다. 그가 시설에 입원하기 전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낸 사망자는 아마도 지역사회와의 모든 연결이 끊어졌을 것이다. 탈시설 활동가들은 그 사망자가 시설에서 평생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을 대표한다고 말한다.

시설거주 장애인들은 장애로 인해 탈시설을 요구할 능력이 없거나, 관료주의에 의해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힐 수 없다. 일부는 장애인이 접근하기 힘든 세상을 두려워해 탈시설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재정 부담과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가족에게 버림받은 사람도 있다. 한 연구원은 이를 두고 “한국의 비극적인 장애의 역사”라고 부른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거주·요양시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일부 탈시설 활동가들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시설거주자들이 참여하는 모든 활동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지역사회와의 연결 고리를 아예 끊어버린 것을 비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코호트 격리’가 반인륜적이며 실제로 시설거주자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정부에서 제안한 감염병 확산 방지 가이드 실행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시설에 있는 수십명의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

지난 1월, 서울 광화문에선 거주시설의 코로나19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식이 열리고 송파구 신아재활원 앞에서도 장애인 인권 시위가 있었다. 시위대는 유엔에 한국 정부의 시설거주자 격리 정책이 이들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비자발적인 정신병동 강제입원을 폐지하고 덜 제한적인 환경에서 더 적은 수의 환자를 수용하는 ‘지역사회 치료센터’로 전환하는 운동을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8명의 국회의원이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을 10년 안에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법안을 제안했으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장애인권익지원과) 또한 장애인의 탈시설을 목표로 전국의 대형 장애인거주시설을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기한은 없다.

한국 코로나19 첫 사망자가 나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많은 시민들이 감염병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비극이 일어났던 청도대남병원은 이러한 운동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대남병원의 자동 응답 서비스에선 여전히 정신병동이 운영 중인 것처럼 안내하지만 해당 내선에선 응답이 없다. 다른 병동 내선으로 연결된 한 직원은 해당 부서가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필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의 코로나19 긴급기금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번역 권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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