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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왜냐면

[왜냐면] 원전 위험, 교차 감시를 / 이원영

등록 :2017-11-13 17:54수정 :2017-1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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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원전 위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월성 1호기를 폐쇄하겠다는 이번 결단이 반갑기 그지없을 것이다.

기실 월성 1호기 수명 연장안이 2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통과되는 과정을 돌이켜 보면 지금도 분노할 수밖에 없다. ‘계속운전(수명연장) 허가 이전에 설비 교체 등의 대규모 투자가 먼저 이루어졌다’는 사실 때문이다.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수천억원을 퍼부은 소위 ‘알박기’다. 월성 1호기의 물리적 한계로 R-7이라는 새 국제기준에 따르기가 불가능함을 알고는 미리 다른 방식으로 수천억원을 쏟아부은 것이다. 이런 ‘기정사실화 전략’은 국가를 우롱한 것이다. 이 행태는 이번 신고리 5·6호기 건설 때도 버젓이 행해졌고 원안위와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이를 눈뜨고 보고 있었다. 책임을 묻지 않으면 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행정부가 원전에 관한 모든 일을 한다. 건설도 행정부 산하의 산업부와 한수원이 맡고 감시도 행정부 산하의 원안위가 한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나? 공통점은 국회(의회)가 주도적으로 감시한다는 것이다. 국정을 감시하는 일은 입법부의 고유 업무다. 내각제인 프랑스나 독일은 물론 미국도 의회에서 실질적으로 감시에 관여한다. 우리가 본뜨고 있는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위원이 5명인데, 대통령이 위원을 임명하자면 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수당은 3인 이내만 점유할 수 있고, 위원장의 권한이 약하다. 무엇보다 원자력규제위원회 내의 감사관실은 의회가 직접 관할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떤가? 국회 추천위원 몫은 숫자에서 밀린다. 한마디로 국회는 들러리다. 게다가 원안위 내부의 감사관이 위원장 산하도 아닌 사무처장 산하에 있다. 독립성은 요원하다.

우리가 이상한 것이다. 프랑스는 의회 내에 감시조직(OPECST)이 있고 그 조직이 정부의 안전감시기관(ASN)도 감시한다. 막강한 감시체제다. 탈원전 독일은 허가부터 실행까지 모든 단계에서 교차적 감시를 하도록 ‘4개의 눈’이라는 감시체계가 구축되어 있다. 심지어 사법부가 관여하는 나라도 있다. 스웨덴은 환경재판소가 있어서 원전 승인의 절차를 집행한다. 일본은 지자체가 재가동 중단 권한이 있다. 그 결과 후쿠시마 이후 3년간 일본 원전은 가동이 완전 중단되다시피 했다. 교차적 감시체제의 작동 결과다.

감시를 제대로 하게 되면 법률의 미비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된다. 감시에서 도출되는 ‘체계적 대책의 필요성’이야말로 입법권의 기초다. 제대로 감시하자면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 가능한 대안의 하나는, 마치 국회의 입법 기능을 보좌하기 위해 입법조사처가 있듯이, 국회 내에 ‘원전감시국’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때 국회의 감사 기능을 위한 ‘국정평가처’(가칭)를 신설하여 그 산하에 둘 수도 있다.

이 설치는 상징성과 동시에 실효성이 있다. 안전 분야의 업무가 치밀해진다. 매뉴얼 부문과 비매뉴얼 부문 모두가 촘촘하게 다져지고 사고나 고장을 예방할 확률이 업그레이드될 수밖에 없다. 원전 소재 지자체도 교차 감시의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독일처럼 감시·안전·재난구호 관련 업무를 대폭 늘려야 한다. 이런 부류의 일자리는 국민이 환영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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