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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온난화로 얼음 녹는데…북극해 ‘쇄빙선 경쟁’ 왜?

등록 :2020-10-01 13:33수정 :2020-10-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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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3만4천t급 핵 추진 선박 ‘아륵티카’ 취역
지구온난화로 북극 항로 상업 가치 증가
중국과 미국도 쇄빙선 건조 경쟁 가세
새로 취역한 러시아 최신 핵 추진 쇄빙선 아륵티카의 모습. 러시아 삼색기 색깔로 배가 도색이 되어 있다. 로스톰 누리집
새로 취역한 러시아 최신 핵 추진 쇄빙선 아륵티카의 모습. 러시아 삼색기 색깔로 배가 도색이 되어 있다. 로스톰 누리집

지난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 크기 쇄빙선 ‘아륵티카’(북극)가 길이 173m, 폭 34m 크기의 몸체를 드러내며 물살을 갈랐다. 적, 청, 백 러시아 삼색기 색깔로 도색한 아륵티카(배수량 3만3450t)는 동력원으로 소형 원자로 2개를 탑재하고 있으며, 두께 2.9m 얼음을 깨며 항해할 수 있다.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지사 게오르기 폴탑첸코는 “북극은 우리의 것이다. 우리는 이를 증명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은 전했다.

아륵티카는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령 ‘제믈랴프란차이오시파 제도’에서 쇄빙 능력을 시험한 뒤 러시아 최서북단에 있는 쇄빙선 운용 거점 도시 무르만스크로 2주간 항해할 예정이다. 아륵티카라는 배 이름은 1977년 북극점에 도달했던 최초의 쇄빙선 ‘아륵티카’에서 따왔다. 러시아 정부는 새 아륵티카를 건조하기 위해 약 370억루블(약 5560억원)을 투입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유일한 핵 추진 쇄빙선 보유국이며, 현재 40척 이상 쇄빙선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는 부동항이 부족한 특수한 사정 때문에 전통적으로 쇄빙선 보유에 적극적이었던 나라다. 쇄빙선은 얼음을 깨거나 밀어내면서 빙하로 덮인 바닷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화물선이 연중 북극해를 통과하려면 쇄빙선이 길을 열어줘야 한다.

지난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무르만스크로 출발한 쇄빙선 아륵티카 갑판에 있는 헬리콥터 이착륙장의 모습.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 연합뉴스
지난 22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무르만스크로 출발한 쇄빙선 아륵티카 갑판에 있는 헬리콥터 이착륙장의 모습. 상트페테르부르크/타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가 최근 더 쇄빙선 건조에 매달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 빙하가 녹고 있어 북극해를 통한 항로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배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갈 때 북극해를 통과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남쪽 항로보다 30%가량 거리가 단축된다. 러시아는 쇄빙선을 대거 보유해 북극 항로에서 우위를 차지하려 한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이며 아륵티카를 운용하는 ‘로사톰’의 북해항로국장인 뱌체슬라프 룩샤는 “연중 북쪽 바다 항로를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현대적 쇄빙선 선단 구축은 우리 나라의 전략적 목표”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아륵티카와 동급의 배를 4척 더 취역시킬 예정이다. 러시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길이 209m, 폭 47.7m에 이르는 배수량 6만9700t ‘리데르급’ 쇄빙선도 지난 7월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북극에는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약 412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자원도 풍부하다.

중국 선전에서 촬영된 중국 쇄빙선 ‘쉐룽2호’의 모습. 중국 선전시 누리집
중국 선전에서 촬영된 중국 쇄빙선 ‘쉐룽2호’의 모습. 중국 선전시 누리집

북극해와 영해를 전혀 접하지 않는 중국도 쇄빙선 건조에 적극적이다. 중국은 북극 연구를 위해 1993년 우크라이나에서 쇄빙선 ‘쉐룽’을 구입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자체적으로 처음 제작한 쇄빙선 ‘쉐룽2호’가 취역했다. 쉐룽2호는 배 양쪽 끝 방향에서 얼음을 깰 수 있다. 중국은 2013년에는 북극권 국가인 노르웨이, 덴마크, 러시아, 미국, 스웨덴, 아이슬란드, 캐나다, 핀란드 8개국으로 구성된 ‘북극 이사회’에 옵서버로 참여했다. 2018년에는 발표한 ‘북극 백서’에서는 중국은 북극권 국가는 아니지만 ‘북극권 근접 국가’라는 논리를 들고나왔다.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중국은 앞으로 러시아 영해를 통과하지 않고도 공해를 통해서 북극 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쇄빙선 건조에 소극적이었던 미국도 최근에는 태도를 바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북극과 남극 지역에서 미국 이익 수호’라는 각서에 서명했다. 각서는 2029년까지 미국 정부가 대형 쇄빙선 최소 3척을 건조하고 쇄빙선 운용 거점을 미국 내 2곳과 국외 2곳에 만든다는 내용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 중인 쇄빙선은 2척뿐인데 그나마 대형으로 분류되는 쇄빙선은 건조된 지 40년이 넘은 ‘폴라스타’ 한척뿐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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