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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코로나 우한 제조설’ 배후엔 백악관 전 수석전략가

등록 :2020-09-17 17:18수정 :2020-09-1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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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출신 옌리멍 연구원 논문에
배넌이 의장 맡은 재단 이름 올라
과학계 “논문 신뢰할 수 없어”
트위터, 폐쇄…페이스북 “가짜뉴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선임전략보좌관과 궈원구이. 궈원구이의 트위터 갈무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선임전략보좌관과 궈원구이. 궈원구이의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국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이 ‘코로나19 중국 우한 제조설’ 연구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넌의 지원을 받아 ‘우한 제조설’을 주장한 홍콩 출신 연구원의 SNS 계정들은 폐쇄되거나, ‘가짜뉴스’ 경고를 받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의 연구실에서 제조됐다고 주장해온 홍콩대 박사후과정 연구원 옌리멍은 그 증거를 밝히겠다며 14일 공개 접근 저널 <제노도>에 논문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의 표지에는 배넌이 관여하는 ‘법치 재단’의 이름이 올라있다.

법치 재단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도주한 백만장자 궈원구이가 지난 2018년 11월 1억달러를 기부해 만들어진 재단이다. 뉴욕에 소재한 2개의 자선단체로 구성됐으며, 배넌은 이 중 하나인 ‘법치 사회’의 의장이다. 이 법치 사회도 옌리멍의 논문 표지에 이름이 올랐다.

중국의 부동산 재벌인 궈원구이는 2014년 측근이 부패혐의로 체포되자 중국에서 도피했다. 그는 뉴욕에 자리잡은 이후 중국 공산당 타도 운동을 벌여왔다. 배넌은 미국 극우 음모론 뉴스 사이트 <브레이트 바트>를 창립해 운영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그는 백악관 보좌관으로 발탁됐다가 2017년 8월 그만뒀다.

배넌은 그 후 중국 공산당을 비난하는 수십건의 동영상에 궈원구이와 함께 출연하며 인연을 쌓았다. 배넌은 지난달 기금 모금에서 기부자들에게 사기를 친 혐의로 체포됐다가, 500만달러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체포 당시 배넌은 코네티컷 해변에 있는 궈원구이의 호화 요트에 있었다.

홍콩에 거주하던 옌리멍은 지난 4월 미국으로 건너가 7월께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한 제조설을 적극 주장해 왔다. 그는 7월28일 배넌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생물무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달 들어 영국 <아이티브이>(ITV)와 미국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비슷한 주장을 반복하다가, 지난 14일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는 옌리멍 외에 다른 4명의 연구자 이름이 올랐는데, 이들의 자격은 명시되지 않았다. 배넌이 관여하는 법치 사회나 법치 재단이 이 연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도 밝히지 않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제조설’을 주장하는 옌리멍 교수의 트위터 과거 계정(왼쪽)과 정지 상태의 현재 계정(오른쪽). 트위터 갈무리
‘코로나 바이러스 우한 제조설’을 주장하는 옌리멍 교수의 트위터 과거 계정(왼쪽)과 정지 상태의 현재 계정(오른쪽). 트위터 갈무리
옌리멍의 트위터 계정(@limengyan119)은 17일 현재 정지된 상태다. 이번 달 만들어진 이 계정은 옌 교수의 얼굴 사진과 함께 ‘과학에 대해 얘기해보자’는 제목 등이 있었으나, 현재는 텅 빈 상태다. 트위터는 이 계정이 “트위터 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만 공지했다. 트위터는 지난 5월부터 ‘가짜 뉴스’로 판명 난 정보가 담긴 트윗에 라벨을 달아 가짜 뉴스임을 밝혀왔는데, 계정 자체를 정지시키는 것은 드문 일이다.

페이스북 역시 옌리멍의 주장을 가짜 뉴스로 분류하고 있다. <폭스 뉴스>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터커 칼슨 투나잇’이 지난 15일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우한 제조설’을 담은 옌리멍과의 인터뷰 영상을 올렸다. 페이스북은 이 영상에 “독립 기관에서 거짓이라고 판단한 코로나19 정보가 반복된다”는 라벨을 달았다.

페이스북은 이와 관련된 검증 기사 3건도 연동시켰다.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가 운영하는 <팩트체크> 누리집과 미 언론 <유에스에이 투데이>의 코로나19 관련 기사들이다. 해당 기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우한 제조설’이나 ‘에이즈 바이러스 조작설’ 등이 사실이 아님을 검증하는 내용을 담았다.

옌리멍이 <제노도>에 기고한 논문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연 진화보다는 수준 높은 연구소에서 조작됐음을 시사하는 게놈의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과 가능한 조작 방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03년 사스 바이러스와 닮았고 중국군 연구소가 발견한 박쥐 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주장 등을 담았다.

앤드루 프레스턴 영국 배스대 교수는 “현재의 형태로는 이 논문에 어떤 신뢰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발생했음을 검증하는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한 클리틴 앤더슨은 옌리멍의 주장이 사실 관계부터 틀리다고 일축했다. 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와 다르고, 이 두 개의 바이러스는 3500개 이상의 핵산 구성성분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옌리멍은 지난 7월 코로나19가 사람 사이에서 전파된다는 것을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발견했으나, 홍콩대가 자신을 침묵시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콩대는 “옌리멍은 지난해 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어떠한 연구도 수행한 바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최현준 기자, 정의길 선임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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