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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에티오피아-이집트 ‘나일강 물분쟁’ 격화

등록 :2020-07-17 05:01수정 :2020-07-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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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회담, 국제 중재도 실패
에티, 르네상스댐 물 담기로
유량 부족 이집트 생계위협
에티오피아가 2011년부터 나일강에 짓고 있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의 건설 모습. 주 르완다 에티오피아 대사관 트위터
에티오피아가 2011년부터 나일강에 짓고 있는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의 건설 모습. 주 르완다 에티오피아 대사관 트위터

에티오피아 정부가 2011년부터 나일강에 건설중인 초대형 댐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ERD)’에 물을 채운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에티오피아와 이집트가 10년 동안 지속하는 ‘나일강 물분쟁’이 심각한 국면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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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 댐의 25배…에티오피아를 부흥하라

“거대한 댐이 1억1천만 에티오피아 국민에게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결정적 기회를 줄 것이다.”

셀레시 베켈레 에티오피아 수자원부 장관이 이날 에티오피아 국영방송 <이비시>(EBC)에 출연해 르네상스 댐에 물을 채운다고 발표했다. 베켈레 장관은 “댐 건설과 물 충전은 동시에 이뤄진다. 댐이 완공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동북부의 젖줄인 나일 강은 총 길이 6700㎞로, 에티오피아에서 발원하는 청(blue)나일과 적도 지역 우간다에서 발원하는 백(white)나일로 나뉜다. 두 줄기 강은 수단에서 합류해 이집트를 거쳐 지중해로 흘러간다.

에티오피아는 2011년 르네상스 댐 건설에 나섰다. 저수량 740억톤으로, 한국 최대 소양강 댐(29억톤) 보다 스물다섯 배 이상 크다. 댐 높이 155m, 길이 1.8km에 이르고, 공사비는 46억달러(5조500억원)가 들었다. 주된 목적은 전력 생산이다. 에티오피아는 국민(1억1천만명)의 65%인 7000만명이 전력 부족에 시달린다. 댐 건설을 통해 수력 발전소를 지어 전기 수요를 충당하고, 이웃 나라에 수출해 경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께 완공 예정으로, 현재 70% 정도 완성됐다.

에티오피아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의 위성 사진. 지난달 26일 정상적으로 흐르던 나일강(왼쪽)이 담수가 시작된 뒤 강 상류에 강물이 차 있다(오른쪽). EPA 연합뉴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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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량 2%· 줄면 100만명 생계 불안…이집트 사활 건 반대

“1억명 넘는 이집트인들의 생계 수단이 침해 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샤미흐 슈크리 이집트 외교부 장관이 최근 유엔 중재로 에티오피아 대표를 만난 뒤 말했다. 그의 말처럼, 나일강 하류에 자리한 이집트는 상류에 위치한 에티오피아가 거대한 댐을 짓고 물을 채우는 것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동안 나일강 하류에서 강이 주는 혜택을 누려온 이집트로서는 에티오피아가 나일강의 흐름을 통제하게 되는 상황을 ‘생존의 문제’로 여기고 있다.

당장 댐에 물을 채우는 기간을 놓고 양국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에티오피아는 물을 채우는데 5~7년이 걸릴 것이라고 하지만, 이집트는 더 긴 기간을 요구하고 있다. 또 에티오피아가 실제 더 빠른 속도로 물을 채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나일강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집트 인들에게 나일강 유량은 매우 중요하다. 이집트 인구의 90% 이상이 나일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거나, 농업·어업·교통·관광 등의 용도로 활용한다. 이집트 정부는 나일강 유량이 2% 줄어들면, 20만 에이커의 땅을 잃게 되고, 이는 1에이커 당 한 가족(5명), 약 100만명의 생계 위협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수단은 입장이 다르다. 나일강 중류에 자리잡은 수단은 해마다 나일강의 범람으로 피해를 보는데, 르네상스 댐이 생길 경우 피해가 줄 수 있다. 또 에티오피아로부터 전력도 값싸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남수단과 케냐, 지부티 등 에티오피아 주변 국가들도 비슷하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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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까운 역사적 갈등…국제 중재도 답 못 찾아

분쟁은 2차 대전 이전 식민지 시대로 거슬러 오른다. 영국 정부는 1929년 “나일강에 대한 이집트 정부의 자연적이고 역사적인 권리”를 인정했다. 또 나일강 상류 사업에 대해 이집트에 거부권을 부여했다. 이집트는 이 협정 등을 근거로 나일강의 권리를 주장해 왔다. 실제 이집트는 1960년부터 아스완 하이댐을 건설하면서, 군사적 압력까지 가하면서 상류 국가들의 댐 건설을 가로막았다.

이번 르네상스 댐 갈등은 나일강에 대한 이집트의 오랜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의견 불일치가 계속될 경우, 군사적 충돌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이 10년의 회담을 하고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미국과 유엔(UN), 아프리카 연합(AU) 등이 두루 중재에 나섰다. 미국은 맹방 이집트의 요청으로 올해 초 중재에 나섰지만, 역시 미국의 우방인 에티오피아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집트를 편 든다며 2월 회담에 불참했다. 미국 국가안보위원회(NSC)는 지난달 중순 “에티오피아가 리더십을 보여줄 것을 바란다”는 정도의 언급만 내놓고 있다. 아프리카 연합도 14일 중재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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