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6.23 20:36
수정 : 2009.06.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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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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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외교전문지 “관광객·아마추어 평론가” 혹평
아시아색에 반기…임기종료전 흔들기 분석도
“어디에도 없는 남자, 반기문은 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한국인인가?”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2일 이런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세계 외교수장다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 잡지는 “반 총장이 지난 임기 2년반 동안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은 없다”면서도 “기후변화, 테러, 경제위기 등 리더십이 요구되는 때에 전 한국 외무장관은 명예학위나 받고 기억도 안나는 성명이나 내면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조차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 총장이 국제무대에서 “일종의 관광객, 아마추어 평론가”가 됐다는 표현까지 썼다.
반 총장이 핵확산이나 아프가니스탄 재건, 인권보호 등에서 대담한 연설을 하거나 여론을 조성하려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이 잡지는 미국이 반미적 태도의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과 갈등을 빚은 뒤 반 총장을 낙점했다면서, 반 총장이 집무실에 삼성 텔레비전을 두고, 한국인을 참모로 기용한 것까지 도마에 올렸다.
앞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이달초 반 총장의 조직운영 능력 부족을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반 총장이 기후 변화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대해 10점 만점에 8점을, 평화유지 역할에 6점을 줬지만, ‘강자에 대한 진실성’에서는 3점을, 조직운용력에서는 2점을 줬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지난 11일 “내가 말한 것이 아니라 성취한 일들로 판단 받고 기억되고 싶다”면서 “관료적인 유엔에서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지금까지 유엔의 업무 문화를 바꾸기 위해 나만큼 해온 사람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박했다.
반기문 총장의 업무수행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최근 서구 언론들의 잇따른 ‘반기문 때리기’에는 ‘서구 중심주의’와 복잡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유엔 상황에 정통한 외교부의 한 고위관리는 23일 “과거 유엔 사무총장들은 대부분 서구 출신 또는 어린 시절부터 서구식 교육을 받은 이들이었고, 반 총장은 가장 아시아 색채가 강한 사무총장”이라며 “서구 언론들이 반 총장의 업무수행보다는 아시아적인 스타일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또 “반 총장의 1기 임기가 끝나는 2011년이 다가오면서, 다음 자리를 노리는 일부 지역의 후보들이 반 총장 비판에 나서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순배 박민희 기자
marco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