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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경제

중국, 게임사에서 건강의료까지 투자 다양화…M&A 새 강자로

등록 :2015-12-22 19:44수정 :2015-12-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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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국내 투자 살펴보니
중국의 게임 개발사이자 모바일메신저 업체인 텐센트는 2012년 720억원을 투자해 한국의 국민메신저인 ‘카카오’의 지분 13.3%를 인수했다. 김범수 의장에 이어 텐센트를 2대 주주로 맞아들인 카카오의 기업 가치는 당시 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후 카카오의 성공 신화는 계속됐고 포털 다음과 합병한 뒤 코스닥에도 상장됐다. 올해 카카오 시가총액이 6조원대 후반~9조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고 텐센트의 지분율이 9.3%임을 고려하면, 텐센트는 3년 남짓 동안 투자액을 10배가량 불리는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업계 “황소개구리처럼 먹어 치워”
“전략산업 보호하되 활용 지혜를”

당시에도 큰 화제였던 텐센트의 카카오 투자는 중국 자본이 어떻게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손꼽을 만하다. 전망이 괜찮은 정보기술(IT)이나 콘텐츠 업체의 지분을 미리 사뒀다가 훗날 대박을 터뜨리는 것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3월에는 ‘몬스터 길들이기’와 ‘모두의 마블’ 시리즈로 유명한 게임업체 씨제이(CJ)넷마블에 5300억원(5억달러)을 투자했고, 다른 게임사들에도 수백억원대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온라인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이 배용준·김수현 등을 소속사로 둔 키이스트에 150억원을 투자해 배용준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섰고, 9월에는 국내 최초 유아동복 기업인 아가방이 중국 여성복 업체인 랑시에 인수됐다. 10월에는 중국의 영화·텔레비전프로그램 제작·배급사 화책미디어그룹이 영화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을 투자·배급한 국내 영화사 ‘뉴’에 566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서 화제가 됐다.

여기에 올해 들어 보험회사인 동양생명, 화장품 회사인 잇츠스킨, 제조업체인 제주반도체, 건강의료 업체인 드림씨아이에스(CIS) 등이 잇따라 중국 자본에 인수되자, 지난해부터 급격하게 증가한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가 질적으로도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대상 업종이 정보기술·콘텐츠를 넘어 금융·헬스케어·제조업 분야로 넓어졌고, 투자 성격도 단순 지분 투자 일색에서 경영 참여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런 중국 자본을 황소개구리에 비유한다. 얼마 전까지만도 존재하지 않았던 외래종 포식자이자 먹성까지 유난스러운 게 황소개구리를 닮았다는 것이다. 중국 자본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쪽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일어나 어렵게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한다. 실제 업계에서는 카카오 실적이 부진하자 궁극적으로 텐센트가 인수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문제는 법으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업종이 아니라면, 중국 자본을 차별대우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는) 선진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당연한 노력으로 이해해야지 배타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인수·합병을 달리 보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다. 전략산업에 대한 보호장치는 필요하지만 우리에게 이익이 되도록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자본의 기업 사냥은 한국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 중국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삼성과 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올해 10월 세계 4위 낸드플래시 기업인 샌디스크를 21조6500억원에 인수했고, 텐센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개발한 미국 게임업체 라이엇게임스를 비롯해 세계의 수십개 정보기술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투자했다. 중국 자본의 잇따른 외국기업 인수를 두고 미국·유럽 등에서는 1980년대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이 미국 기업·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던 과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이처럼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큰손’이 된 게 현실이라면, 대세를 인정하되 실리를 챙기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위원은 “기존 외국 자본의 투자는 한국에 공장을 짓고 고용을 창출하는 게 일반적인 모델이었지만, 중국 자본은 회사 인수를 원할 뿐이라는 점에서 서로 기대가 어긋나 불일치가 발생하고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는 투자하는 쪽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거부할 수 없다면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자본의 기업 매수를 막을 수 없다면 제값을 받고 팔아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은 스스로를 상품화해 시장 가치를 높이고 경제·사회적으로는 인수·합병 등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순혁 기자, 곽정수 선임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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