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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럽

극우에 한방 먹인 녹색당 ‘30살 대표’

등록 :2017-03-16 18:07수정 :2017-03-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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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약진 이끈 ‘네덜란드 오바마’ 클라버르
24살때 하원의원 당선 ‘올해의 정치인재’ 선정
준수한 용모·화려한 언변…진보 아이콘으로
“네덜란드 가치 파괴하는 건 우익 포퓰리즘”
네덜란드 총선이 치러진 15일 저녁(현지시각), 출구조사 결과 14석을 얻어 현재 의석보다 10석을 늘리며 크게 약진해 연정 파트너로 떠오른 녹색좌파당의 예서 클라버르 대표(가운데)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한 손을 불끈 들어올리며 자축하고 있다. 암스테르담/AFP 연합뉴스
네덜란드 총선이 치러진 15일 저녁(현지시각), 출구조사 결과 14석을 얻어 현재 의석보다 10석을 늘리며 크게 약진해 연정 파트너로 떠오른 녹색좌파당의 예서 클라버르 대표(가운데)가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한 손을 불끈 들어올리며 자축하고 있다. 암스테르담/AFP 연합뉴스
“환상적인 결과, 역사적인 승리다.”

15일 네덜란드 총선 투표 뒤 녹색좌파당의 대약진으로 나타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마리올레인 메이어르 녹색좌파당 의장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개표가 90% 이상 진행된 이날 밤 녹색당은 전체 150석 중 14석을 차지했다. 현재 의석 4석보다 10석을 늘려 이번 총선의 사실상 최대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메이어르는 “이번 선거 결과는 네덜란드가 긍정적이고 희망에 찬 이야기를 만들어갈 토양이 매우 풍부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현 집권당인 중도우파 자유민주당은 33석을 얻어 제1당을 유지했지만 과반 76석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자유민주당이 극우 성향의 자유당은 연정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이어서, 녹색당은 1989년 창당 이래 처음으로 집권 연정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녹색당 돌풍의 중심에는 올해 30살의 청년 정치인 예서 클라버르 대표가 있다. 클라버르는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연상시키는 준수한 용모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는 언변으로 총선 기간 중 ‘네덜란드의 트뤼도’, ‘네덜란드의 오바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클라버르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유럽의 모든 좌파 벗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민중을 속이지 말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올곧게 원칙을 위해 싸워라. 난민과 유럽연합을 옹호하자. 우리가 선거에서 지지를 받은 건 ‘포퓰리즘을 멈출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유럽에 보내라는 (유권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유럽에 부는 ‘극우 바람’ 속에 중도우파 정당은 물론이고, 좌파 정당들마저 대중에 영합하기 위해 반이민 등 보수적 흐름에 유화적 자세를 보이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클라버르는 1986년 5월 네덜란드 남부 로센달에서 모로코 출신 이주자인 아버지와, 네덜란드와 인도네시아의 혼혈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클라버르는 20살 때인 2006년 녹색당 청년위원회에 가입해 4년간 활동했다. 이 시기에 그는 아반스 응용과학 전문대에서 사회사업을 공부하고 암스테르담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땄다. 2009년 전국기독교노조연맹의 청년유니온 의장에 선출된 데 이어, 이듬해인 2010년 총선에서 녹색당의 공약을 공동집필하면서 24살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해 중앙 정치무대에 진출했다. 그는 의원 첫해에 정치부 기자들이 뽑은 ‘올해의 정치 인재’에 선정될 만큼 정치력을 인정받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시민단체인 ‘청년 코펜하겐 연맹’을 창설한 것도 이즈음이었다.

네덜란드 총선이 치러진 15일(현지시각) 헤이그에서 예서 클라버르 녹색좌파당 대표가 투표하고 있다.  헤이그/EPA 연합뉴스
네덜란드 총선이 치러진 15일(현지시각) 헤이그에서 예서 클라버르 녹색좌파당 대표가 투표하고 있다. 헤이그/EPA 연합뉴스
클라버르는 이번 총선 기간에는 ‘반이민·반이슬람·반유럽연합(EU)’을 앞세운 극우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에 맞서 ‘네덜란드와 유럽의 가치 수호’를 역설하면서 유럽 진보 정치의 참신한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는 선거 기간 중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네덜란드의 문화와 전통을 갉아먹는 것은 무슬림 이주자들이 아니라 우익 포퓰리즘”이라며 빌더르스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다른 선거 유세에서는 “수십년, 아니 수세기 동안 네덜란드의 가치는 자유, 관용, 공감이었으며, 포퓰리스트들이 이를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총선 이전, 유럽은 ‘네덜란드의 트럼프’인 빌더르스 자유당 대표와 극우 바람을 우려했다. 그러나 ‘유럽 극우의 방파제’가 되어 뚫린 구멍을 막아낸 ‘네덜란드 소년들’로 인해, 총선 이후에는 클라버르 대표와 녹색당의 젊은 정치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녹색좌파당은 총선 당일인 15일 누리집(홈페이지) 첫 화면에 이런 메시지를 올렸다.

“(우리 당에 대한) 지지와 투표에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정치에서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녹색의 가치와 좌파의 가치를 연결하는 위대하고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네덜란드를 바꿔 갑시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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