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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시아·태평양

홍콩 시위대, 자치정부 복면금지·실탄발포에 “임시정부 수립” 선언

등록 :2019-10-06 15:39수정 :2019-10-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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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위대 일부 “구체제 전복” 독립 선언
정부 퇴진, 의회 해산, 민주선거 등 로드맵

5일 시위땐 또 경찰 실탄에 14살 소년 부상
중국계 은행·점포 공격…6일도 지하철 파행
홍콩에서 복면금지법이 발효된 5일, 마스크를 쓰고 반정부 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이 시위 진압 경찰에 붙잡히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홍콩에서 복면금지법이 발효된 5일, 마스크를 쓰고 반정부 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이 시위 진압 경찰에 붙잡히고 있다. 홍콩/AFP 연합뉴스
범죄자 중국 송환 반대(반송중) 시위로 시작된 홍콩의 반중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는 가운데, 시위대 일부가 ‘홍콩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했다. 홍콩 특별자치정부는 5일 사실상 계엄에 준하는 비상조치인 긴급정황규례조례(긴급법)를 발동했다. 이날부터 모든 시위자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도 발효됐다. 홍콩 시위대와 자치정부의 충돌이 아슬아슬한 극한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반송중 시위가 18주째로 접어든 6일 두 그룹으로 나뉜 수천명의 시위대가 마스크를 쓴 채 홍콩 시내에서 행진을 벌였다. 모든 시위자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삼일째 시위다. 일부 강경 시위대는 철도시설이나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상점 등을 파손했으며, 이에 따라 전 철도노선이 이날 운행을 중단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등이 전했다. 또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시위대는 시내 곳곳에서 중국계 은행과 점포를 집중 공격해 현금자동입출금기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 시설물을 파괴했다. 앞서 5일에도 수천 명의 시민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일부는 이날 미국독립선언문 일부를 차용한 ‘홍콩 임시정부 선언’을 공표했다고 <타이완 뉴스>가 보도했다. 900자 분량의 선언문은 “인류의 끊임없이 개선과 진화를 위해선 낡은 체제가 바뀌거나 심지어 전복돼야 한다”며 “따라서 홍콩인들은 시민에게 자유, 민주, 인권을 제공할 것을 다짐하는 임시정부를 수립한다. 우리는 이 정부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임을 엄숙히 맹세한다”고 밝혔다.

4일 밤 홍콩 도심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계 점포로 추정되는 한 상점 앞에 불을 지르고 있다. 홍콩/신화 연합뉴스
4일 밤 홍콩 도심 거리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중국계 점포로 추정되는 한 상점 앞에 불을 지르고 있다. 홍콩/신화 연합뉴스
선언은 이어 “우리는 홍콩 자치정부에 더는 어떠한 신뢰도 갖지 않으며 통치 정부로 인정하지도 않는다”며, 자치정부 관료들의 전원 퇴진, 자치정부의 모든 정책의 중단, 임시정부 임기는 5년이며 행정 수반과 관리들의 민주적 선거를 3년 이내 완료, 홍콩 입법회의(의회)의 즉시 해산 및 내년 3월 임시 입법회의 선거 등 7개 항의 자치정부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홍콩 자치정부는 물론 중국 공산당 중앙정부로선 ‘반란 선포’로 비칠 만큼 급진적인 독립 선언이다. 그러나 누가 이 선언문을 작성했는지는 6일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홍콩 자치정부와 중국 중앙정부의 논평이나 반응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편, 5일 밤 9시께에는 시위에 참가한 14살 소년이 경찰이 쏜 실탄에 허벅지 부위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홍콩 경찰은 성명을 내어, 해당 경찰관이 다수의 시위대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에서 실탄 한 발을 발사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앞서 1일 시위에 참가한 18살 고등학생이 경찰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은 지 나흘 만에 또다시 실탄 발포 부상자가 나오면서 시위대와 진압 경찰의 무력 대치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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