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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재계

‘폭발위험’ 원전, 안 멈추고 12시간 가동한 한수원

등록 :2019-05-20 18:59수정 :2019-05-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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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수동 정지된 영광 한빛 1호기
‘열출력 제한치 초과’ 뒤에도 12시간 가동
면허 없는 사람이 제어봉 조작도
전남 영광군 한빛 1호기
전남 영광군 한빛 1호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열출력 제한치 초과로 즉시 정지해야 하는 원자력발전소를 12시간 가까이 계속 가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로조종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봉을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열출력이 계속 높아졌다면 ‘원자로 폭주’ 상황으로 이어져 자칫 원자로가 폭발하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투입해 수사에 나섰다.

원안위는 20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10일 한빛 1호기에서 발생한 원자로 수동정지 사건에 대해 16일부터 실시한 특별점검 과정에서 한수원의 안전조처 부족과 원자력안전법 위반 정황을 확인했다”며 “발전소를 사용 정지시키고 특사경을 투입하는 등 특별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에 특사경이 투입되는 것은 1978년 국내에서 원전(고리 1호기)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처음 있는 일이다.

사건은 지난 10일 한빛 1호기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 도중 발생했다. 제어봉이란 원자로에 삽입 또는 인출되어 출력을 조절하거나 정지시키는 장치다. 오전 3시에 시작한 제어봉 제어능 측정시험은 오전 10시30분께 이상 상황으로 전개됐다. 열출력이 1분 만에 0%에서 18%까지 치솟았고 원자로 냉각재 온도가 급상승해 증기발생기 수위도 올라갔다. 운영기술지침서상 열출력 제한치는 5%다. 증기발생기 수위 상승으로 주급수펌프가 정지한 뒤에는 보조급수펌프가 자동 기동됐다.

한수원은 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수동정지해야 한다고 규정한 운영기술지침서를 어기고, 이날 밤 10시2분에야 수동정지를 했다. 12시간 가까이 원자로가 계속 가동된 것이다. 한수원의 수동정지는, 이날 오후 파견된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소속 전문가들이 현장 점검을 벌인 뒤 운영기술지침서가 준수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원자로를 멈추라고 지시하고서야 이뤄졌다. 운영기술지침서 미준수는 원자력안전법 26조 위반이다. 한수원은 이날 “열출력 제한치 초과 시 즉시 정지해야 하는 것을 몰랐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제어봉 측정시험 당시 ‘원자로조종사 면허 비보유자가 제어봉을 조작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또 원자로조종감독자 면허 소지자로서 현장 감독 의무가 있는 발전팀장의 지시와 감독이 미흡했던 정황도 확인했다. 이는 면허 소지자가 원전을 조작하거나 최소한 감독 면허 소지자가 감독해야 한다고 한 원자력안전법 84조 위반이며,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원자력 설비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원자로 폭주’로 이어질 뻔한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저출력 조건에서 원자로 폭주로 갈 뻔한 사고였다”며 “출력이 0에서 빠르게 올라가는 것이 바로 핵폭탄의 원리”라고 설명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교수는 “긴급정지를 하지 않은 한수원의 배짱이 오싹할 정도”라며 “자칫하면 중대사고로 이어질 뻔한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현재는 한빛 1호기가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시설 내·외부로 방사능 누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이날부터 오는 7월20일까지 두달 동안 원전의 하드웨어(설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안전문화(원전을 다루는 조직과 개인의 태도와 실력을 뜻하는 국제 원전업계 표준 용어)도 점검할 계획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열출력이 급속하게 상승한 만큼 핵연료 건전성도 확인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제어봉 및 핵연료 등의 안전성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한 이후에 원자력 관련 법령에 따라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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