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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8km로 45cm 높이 훌쩍, 치타로봇 개발

등록 :2015-06-01 15:54수정 :2015-06-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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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주도 MIT 연구진…전방 장애물 인식
허들 장애물을 넘는 치타 로봇. MIT
허들 장애물을 넘는 치타 로봇. MIT

로봇 기술 중에는 동물이나 곤충의 모양과 동작을 흉내낸 생체모방기술이 많다. 여기엔 오늘날 우리가 접하는 각 동물들의 특성은 그들이 오랜 기간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를 거듭해온 끝에 터득한 최고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래서 그런 기술을 적용한 로봇엔 게 로봇, 뱀 로봇, 개 로봇 등 각 생물의 이름을 붙인 별칭이 따라붙곤 한다. 그 중에서도 연구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 가운데 하나가 네 발 짐승의 움직임을 모방한 네 발 로봇이다. 안정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는 네 발 구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초원을 질주하는 치타. 유튜브 화면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V8vejjVgIHg
초원을 질주하는 치타. 유튜브 화면 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V8vejjVgIHg

육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 치타의 움직임을 모방한 로봇도 그 중 하나이다. 치타는 육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통한다. 불과 몇초 안에 시속 100킬로미터에 가까운 속도를 낸다.

 치타 로봇 개발에선 현재 구글의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MIT 연구진이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가운데 MIT 연구진은 치타가 두 앞발을 나란히 해 힘차게 땅을 내딛는 식으로 속도를 높이는 데 주목해, 이 방식을 활용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MIT 연구진이 최근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해 뛰어넘는 치타 로봇을 선보였다. 공개된 동영상을 보면 장애물 경기에서 허들을 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김상배 기계공학과 교수 등 한국인 과학자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이 연구진은 최근 시속 5마일(8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면서 18인치(45센티미터) 높이의 장애물도 거뜬히 뛰어넘는 치타 로봇을 개발해 공개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치타 로봇은 장애물 뛰어넘기 능력을 갖춘 최초의 네 발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옆에서 힘껏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고 몸의 균형을 잡는 개 로봇(http://plug.hani.co.kr/futures/2104504)으로 화제를 모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MIT 연구진의 응수인 셈이다.

MIT의 치타 로봇 개발팀. 뒷줄 오른쪽 네번째가 김상배 교수이다. MIT
MIT의 치타 로봇 개발팀. 뒷줄 오른쪽 네번째가 김상배 교수이다. MIT

 이번에 선보인 로봇은 이 연구진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시제품의 개정판이다. 당시 공개된 시제품은 10마일(16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고, 최고 13인치(33센티미터)까지 점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지만 전방을 인식하고 살피는 능력은 없었다. 이번에 개발한 로봇은 이 부분을 보완해 라이더(LIDAR)라고 불리는 지형인식 레이저 시스템을 이용해 장애물을 인식한다. 이 시스템은 레이저로 표적을 비춘 뒤 돌아오는 빛을 분석해 표적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로봇은 또 경로탐색 알고리즘을 이용해 전방을 살핀다. 이 두 시스템을 이용해 치타 로봇은 전방을 스캔한 뒤 장애물을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낸다.

 장애물 회피 알고리즘은 세 단계로 작동한다. 첫째는 앞에 놓인 물체의 크기와 거리를 잰다. 연구진은 땅 바닥을 직선으로, 장애물을 그 직선의 편차로 바꿔 전방의 시야를 단순화하는 공식을 고안해 적용했다. 그 다음엔 이 정보를 이용해 로봇의 주행 속도에 맞춰 가장 적당한 점프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한다. 물론 이 작업은 순식간에 이뤄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단계의 알고리즘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1초에 불과하다. 이는 반걸음을 내딛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장애물을 뛰어넘으려면 얼마나 힘차게 땅을 딛고 도약을 해야 할지 결정한다.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장애물의 높이와 로봇의 속도를 반영한 점프 공식을 개발할 때 ‘최적의 점프’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상배 MIT 교수는 “에너지 효율면에서 점프를 최적화하려면 장애물을 가까스로 넘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위험하다. 또 계산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래서 연구진은 로봇이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는 대신 빠른 시간 안에 실현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도록 했다.

 장애물 뛰어넘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장애물을 건드리지 않고 넘는 것이지만, 몸의 균형을 유지한 채 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다. 연구진은 시험 결과 장애물을 인식해 계산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장애물 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예컨대 로봇을 한 곳에 고정시킨 채 12피트(4미터) 길이의 러닝머신에서 진행한 시험에서는 70%의 장애물 넘기 성공률을 보였다. 불과 1미터 앞에서 장애물을 갑자기 나타나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촉박했기 때문이다. 반면 실내 트랙을 달리게 하면서 진행한 시험에서는 장애물 넘기 성공률이 90%로 더 높았다. 장애물을 먼 거리에서부터 인식할 수 있어서 점프 방법을 찾아내는 데 그만큼 더 많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은 후속 작업으로 잔디처럼 푹신한 지반에서도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고 있다.

 치타 로봇의 속도는 현재 어디까지 이르렀을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년 전 최고 시속 28마일(45킬로미터)을 내는 치타 로봇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비록 러닝머신에서 짧은 순간 달성한 것이라는 약점이 있기는 했지만, 어쨌든 세계 100미터 달리기 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보다 빠른 속도를 구현하는 성과를 냈다. MIT 연구진은 자신들의 방식을 적용할 경우,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치타 로봇을 뛰어넘는 시속 30마일(시속 48킬로미터)까지 구현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한국의 카이스트에선 작은 육식공룡 밸로시랩터의 움직임을 본딴 ‘랩터 로봇’으로 최고 러닝머신 위에서 순간 시속 46킬로미터를 구현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록을 살짝 웃도는 기록을 낸 바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MIT의 치타 로봇 개발은 모두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이 로봇 개발의 첫째 목적은 군용이라는 얘기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http://plug.hani.co.kr/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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