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혼잡 유발 우려 트래픽 제한
콘텐츠·앱 차단 규정도 마련
통신사 권한남용 우려 더욱 커져
구글·페북 등 수긍 여부 미지수
방통위 “정책자문위 회의자료일뿐”
콘텐츠·앱 차단 규정도 마련
통신사 권한남용 우려 더욱 커져
구글·페북 등 수긍 여부 미지수
방통위 “정책자문위 회의자료일뿐”
‘트래픽 관리 기준안’ 보니
정부가 통신사들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차단을 정당화해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통신사들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해주는 셈이어서, 인터넷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 통신사에 폭넓은 권한…반발 일 듯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열린 망중립성정책자문위원회에서 ‘인터넷망에서의 합리적 트래픽 관리 기준(안)’을 제시했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방통위의 용역을 받아 만든 이 기준(안)은 ‘망 혼잡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피투피(Peer to Peer, 개인 간 파일공유) 트래픽’, 무선의 경우엔 ‘피투피 외에 망 혼잡을 유발하는 대용량 트래픽’ 등을 통신사가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통상적인 인터넷 이용 수준을 넘어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함으로써 다른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소수의 다량 이용자’,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사업자와 이용자 간에 맺어진 정당한 계약 등 이용자 동의를 얻은 경우’ 등도 통신사의 트래픽 제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런 안대로라면, 통신사들의 모바일 인터넷전화 차단은 합법적인 행위가 된다. 인터넷접속서비스제공사업자와 이용자 간에 맺어진 정당한 계약, 즉 약관을 내세워 ‘보이스톡’ 등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관은 법적으로 정당한 계약이더라도 업체와 소비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맺은 게 아니다.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능해 소비자는 무조건 동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는 약관에만 포함하면, 통신사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모든 서비스를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인 셈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통신사가 트래픽을 제한할 수 있는 요건을 너무 추상적으로 규정한 대목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안)은 피투피 트래픽은 ‘망 혼잡을 유발할 우려가 있는’ 때 차단 가능하다고 했는데, ‘우려’라는 말은 주관적인 표현이다. 케이티(KT)는 올해 2월 삼성스마트텔레비전 접속을 임의로 차단했다가 소비자 사과 광고를 하고 방통위로부터도 엄중 경고를 받았는데, 이런 기준대로라면 그런 행위도 정당화될 수 있다. ‘망 혼잡 우려가 있었다’고 항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바일의 경우엔 피투피에 한정하지 않고 ‘망 혼잡을 유발하는 대용량 트래픽’을 제한 대상이라고 밝혀, 통신사의 권한을 더 폭넓게 받아들였다.
■ 트래픽 관리한다며 콘텐츠 차단? 기준(안)에선‘불필요한 망 혼잡을 유발하거나 기술특성상 망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국내외 표준을 준수하도록 권고해도 따르지 않는 경우’도 통신사가 우선 차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트래픽 조절과 서비스 차단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트래픽이 과다하면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를 줄이되 그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는 게 ‘트래픽 관리 기준’을 논의하는 이유인데, 엉뚱하게 통신사에 콘텐츠 차단 권한을 주겠다고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법령에 의하거나 피해자 요구를 받아 이뤄질 수 있는 콘텐츠 차단을, 통신사가 할 수 있게 되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국외 인터넷업체들이 이런 규제에 수긍할지도 미지수다.
■ 방통위 “회의 자료일 뿐”…과연? 이런 내용의 기준(안)과 관련해, 방통위 이창희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정책자문위 논의를 위한 회의 자료일 뿐이고, 아직 여러 의견을 듣는 실무 논의단계로, 정해진 정책 방향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통위와 조율 아래 만들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반면, 기준(안)을 만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쪽은 “정부 용역을 받아 하는 일인데, 연구원이 개인 의견을 냈겠느냐? 상식적으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석제범 통신정책국장은 “트래픽 관리 기준이 언제쯤 마련될지 시기를 못박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화보] 김연아 “2014 소치올림픽서 은퇴”
<한겨레 인기기사>
■ 올림픽 성화봉송 문대성, ‘태권왕’ 아닌 ‘철판왕’
■ “서울대 없어지면 연·고대등 사립대만 더 뜰것”
■ 한-일 군사협정 꼭 막아야할 3가지 이유
■ [화보] 울음 참는 피겨여왕 김연아
■ ‘MB의 굴욕’…국회 개원 연설 도중 박수 한번 못 받아
| |
■ 올림픽 성화봉송 문대성, ‘태권왕’ 아닌 ‘철판왕’
■ “서울대 없어지면 연·고대등 사립대만 더 뜰것”
■ 한-일 군사협정 꼭 막아야할 3가지 이유
■ [화보] 울음 참는 피겨여왕 김연아
■ ‘MB의 굴욕’…국회 개원 연설 도중 박수 한번 못 받아

1월 둘째주 한겨레 그림판 몰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