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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일본사회에 깔려있는 한·중 향한 질투, 한·일관계 어렵게 해”

등록 :2019-10-16 08:09수정 :2019-10-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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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아시아미래포럼 기획] 미리 만나보는 주요 연사
③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무역보복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두 나라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아시아의 갈등과 긴장 관계를 풀고 새로운 평화의 길을 만들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신도 에이이치 일본 쓰쿠바대 명예교수는 아시아미래포럼 첫날인 이달 23일 오후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와 평화’라는 주제로 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인문학부)와 특별대담을 한다. 신도 교수는 미국 외교, 아시아지역 통합, 국제정치경제학 전문가로 현재 국제아시아공동체학회 대표, ‘일대일로’ 일본연구센터 센터장도 맡고 있다. 포럼에선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우선 꽁꽁 얼어붙은 한-일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신도 교수는 최근 <한겨레>와의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보수정권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잠재적 질투’의 감정이 한-일 관계를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신도 교수는 “일본 버블 붕괴 뒤 빠른 속도로 경제 발전에 성공한 중국과 한국에 대한 ‘잠재적 질투’가 일본 사회에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중국의 경제 발전과 일본의 장기 침체 기간이 겹친다. ‘재팬 애즈 넘버원’(세계 제일 일본)이 끝나면서 정부, 재계, 미디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중국, 한국에 반발하는 감정이 커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일본 사회의 세대 변화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 등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일본 사회 주류가 되면서 “일본이 저지른 역사의 과오를 잊고 좁은 의미의 ‘애국주의’에 갇혀 있다”며 “종군위안부(성노예), 강제징용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는 일본을 볼 때, 아우슈비츠의 역사적 잘못을 아직도 사죄하고 있는 독일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신도 교수는 “참으로 걱정스럽다. 일본이 아시아와 세계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어렵더라도 한·일 지식인, 언론인, 정치인, 경제인이 활발히 교류하면서 연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도 교수는 미국이 주도한 세계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가 끝났고, 세계의 축이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염두에 둔 말이다. 일대일로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처음 제기한 구상으로 고대 실크로드처럼 내륙과 해양에 다양한 길을 만들어 유라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신도 교수는 “일대일로는 군사적 동맹이 아닌 사회·경제적 관계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 빈곤을 해소하고, 테러 가능성을 낮추며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이 참여해 싱크탱크 설립 등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실제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경제력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지난해 새로운 아시아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일본도 오래전부터 ‘인도·태평양’ 지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전략 탓에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의 중요도가 약해져 일본이 강경하게 나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미-일 동맹이 견고한 일본 사회이기에 중국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지식인은 소수다. 신도 교수의 주장은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신도 교수는 1979년 ‘미국이 일본 본토 점령을 끝낸 뒤에도 오키나와에 대한 군사점령을 계속해주기를 희망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히로히토 일왕의 메시지를 발굴한 논문 ‘분할된 영토’를 잡지 <세카이>에 실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천황’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이 논문은 성역 없이 연구하는 신도 교수의 방식을 잘 보여준다.

△신도 에이이치 약력
1939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
교토대 법학부 졸업, 쓰쿠바대 교수, 와세다대 아시아연구기구 객원교수
현 쓰쿠바대 명예교수, 국제아시아공동체학회 대표, ‘일대일로’ 일본연구센터 센터장
미국 외교, 국제정치경제학, 아시아지역 통합 등 전문가
주요 저서: <현대 미국 외교론―우드로 윌슨과 국제질서> <분할된 영토, 또 하나의 전후사> <동아시아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까> <일대일로에서 유라시아 신세기의 길>

김소연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수석연구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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