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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제일반

“대기업 법인세는 놔두고…” 직장인들 분노

등록 :2013-08-09 19:44수정 :2013-08-09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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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개정안에 불만 “고소득층도 세금 제대로 거둬야”
몇년새 간접세도 늘어…정부는 ‘친기업 조세정책’ 고수
#전업주부 최미연(가명·37)씨의 남편은 중소기업 팀장인데 연봉이 7000만원 정도다. 최씨는 “생활이 그리 여유로운 것도 아니고 남편이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몰라 늘 불안하다. 얼마가 됐건 세금이 오른다니 짜증부터 난다”고 말했다. 그는 “정작 돈 많은 기업과 기업주에게는 제대로 세금을 걷지 못하면서 늘 직장인들 주머니부터 먼저 터는 게 괘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봉이 2800만원인 박정미(가명·36)씨는 소규모 출판사에 근무한다. 회사 사정에 따라 월급이 가끔 건너뛸 때도 있다. 근로소득공제 등으로 연말정산을 하면 상당 부분 세금을 돌려받는다. 그래도 자신은 세금을 많이 낸다고 생각한다. 박씨는 “저소득층 세금을 깎아준다는데 얼마나 더 줄지 싶다. 세금은 늘 있는 사람 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직장인들이 뿔났다. 9일 박근혜 정부가 첫선을 보인 세법 개정안에 대해 월급쟁이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의 세법 개정안을 보면, 연봉 3450만원 이상 근로소득자 434만명의 세금이 늘어난다. 연봉 4000만원 이상부터 7000만원 이하까지는 연간 16만원, 매달 1만3000원꼴이다. 과연 이 정도 세부담이 아깝기 때문일까?

이들을 분노케 하는 것은 대기업과 자산가들이 아니라 왜 월급쟁이를 겨냥했느냐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성한(가명·44)씨는 교사인 부인과 합쳐 연소득이 1억원가량이다. 김씨는 “내가 더 낼 세금이 한달에 2만원꼴이다. 스타벅스 커피 4~5잔 값인데 저소득층을 위해 얼마든지 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이 우리만큼 제대로 부담을 지고 있는지 진짜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의 법인세는 직접 손대지 않기로 했다. 대신 대기업의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는 ‘간접 증세’로 세부담을 늘렸다. 이 규모는 1조원으로 연봉 5500만원 이상 월급쟁이들이 더 부담해야 하는 1조97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앞으로도 기업의 세부담은 지금보다 줄면 줄었지 늘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시장친화적인 조세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장기 조세정책 방침을 세워놨기 때문이다.

최근 10년간 기업소득이 뛰었다면 가계소득은 기었다. 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2000~2010년 기업소득(순가처분소득 기준)의 연평균 실질증가율은 16.4%인 데 반해 가계소득 증가율은 2.4%로 8분의 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개인들이 내는 소득세는 기업들이 내는 법인세보다 많다.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소득세 징수 목표는 49조7800억원이고, 법인세는 45조9600억원이다. 2011년과 2012년 법인세가 소득세보다 더 많던 상황이 역전되는 셈이다. 서민들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간접세 부담은 크게 늘었다. 선대인경제연구소가 2007~2010년 세수 증가율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이 기간 법인세는 5.2% 늘었지만 간접세인 부가가치세와 유류세는 각각 20.0%와 21.9% 급증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어 “정부의 세법 개정안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부담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과 대기업의 낮은 실효세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미흡하다. 국회에서 이를 철저히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꿔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세법 개정 방향에는 대체로 찬성한다.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하는 것은 방향도 맞고 누진세율도 합리적이다. 문제는 정부 안이 기업의 증세를 빼놓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개인소득과 별개로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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