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셔터식 새제품 내놔
“편광식, 화질에 문제” 공격
LG는 가격 20% 낮춰 공략
시장선점위한 경쟁 본격화
“편광식, 화질에 문제” 공격
LG는 가격 20% 낮춰 공략
시장선점위한 경쟁 본격화
“편광안경 방식은 1935년에 나온 것으로 더 이상 기술적으로 발전한 것이 없는 방식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17일 경기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디지털미디어연구소에서 기자들을 초청해 올해 나올 신제품 설명회를 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 전 엘지(LG)전자가 필름패턴 편광안경(FPR) 방식의 3차원(3D) 티브이인 새제품 ‘시네마 3D 티브이’를 내놓으며, 셔터글라스 방식에 이은 ‘2세대 방식’임을 주장했던 것에 맞불을 놓을 것이다. 세계 티브이시장 1, 2위를 다투는 두 회사가 차세대 3차원 티브이의 주도권을 놓고 벌써 신경전에 들어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표현으로 자사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티브이는 2차원·3차원 가릴 것 없이 ‘화질’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맹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블루레이 디스크 표준규격을 정하고 있는 블루레이디스크협회(BDA)의 인증을 내세워, 풀 에이치디(HD·초고화질) 3차원 화질을 100%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셔터글라스 방식과 엘지전자의 편광안경 방식간 ‘표준 경쟁’을 부정했다. 또 편광안경 방식과는 달리 시야각의 제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편광안경 방식 티브이의 일반방송 화질 대해선, ‘엔지니어의 자존심’을 내세우며 다소 격한 표현으로 공격했다. 그는 “2차원 화질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엔지니어로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3차원 영상 콘텐츠가 많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3차원 구현 티브이를 사더라도 많은 시간은 일반 방송을 보는 데 쓰는 현실을 엘지전자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격 정책에서 두 회사는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소비자한테 선택을 받으려면 화질이나 편안함과 함께, 가격도 큰 변수다. 엘지전자는 55인치짜리 새제품을 지난해보다 가격을 20%나 낮춰 440만원에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이날 D7000과 D8000시리즈를 내놓았는데, 55인치 제품의 가격은 각각 550만원, 580만원이어서 엘지 것 보다 비싸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쪽은 곧 보급형 모델인 D6000시리즈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올해 연말이 되면 시장에서 나온 숫자를 놓고 보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이날 올해 1200만대의 스마트티브이를 판매 목표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3차원 티브이가 1000만대이다. 시장조사전문회사들은 올해 세계 3차원 티브이 시장 규모를 1800~2000만대로 내다보고 있다. ‘3차원 티브이 세계시장 점유율 50% 이상 달성’이라는 삼성전자의 야심찬 목표가 달성될지 주목된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맞수 엘지전자의 대응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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