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풀잎라인’ 정성택 대표
|
100% 정규직 고집 ‘풀잎라인’ 정성택 대표
직원 4명서 8년만에 60명으로 성장…5년간 퇴사자 3명뿐
“중소기업은 직원간 융합 중요…비정규직은 융합 어려워”
‘정규직 100%.’
비정규직 사용이 일반화된 가운데 지방의 한 중소기업이 정규직만을 고집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북 제천의 식품업체로 직원 60명 규모인 풀잎라인은 2001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정규직만을 뽑고 있다. 이는 정규직이 조직 융합과 회사 성장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이 회사 정성택(38) 대표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정규직만을 고집하다보니 이직률이 낮아 이 회사에 취업하기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힘들다고 이 회사 사람들은 말한다. 지난 3월에 결원이 한명 생겨 채용 공고를 냈는데 일주일 만에 이력서만 90여통이 접수됐다.
정 대표는 정규직만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로 조직 융합을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의 경우 회사 규모가 적어 직원들간 융합이 중요한데 비정규직은 오래 일하지 않아 기존 직원과 융합하기 힘들다”며 “비정규직 고용으로 당장 비용은 조금 줄일 수 있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가 성장한 데에는 직원들의 끈끈한 조직력과 자발성이 크게 도움이 됐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두부 생산라인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시간당 생산량을 10모에서 11모로 늘리기로 결의해 이를 이행한 적도 있다”며 “직원 스스로 작업시간을 줄이거나 생산을 효율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고, 실제로 이 아이디어를 채택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생산성이 향상된 부분에 대해서는 분기마다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보상을 한다.
정 대표는 생산라인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휴인력도 내보내지 않았다. 2005년 두부 생산라인을 자동화하면서 생긴 10여명의 직원들을 유지하고자 음료 생산라인을 추가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식품업체여서 위생이 강조돼 생산라인을 자동화했다”며 “그런 과정에서 생긴 유휴인력을 흡수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꾀했고 이 분야에서도 성공을 거둬 회사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애초 대기업에 두부, 순두부, 콩국물 등을 납품하다가 2006년부터는 음료와 식자재까지 공급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혔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2001년 직원 4명으로 출발한 풀잎라인은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목표는 200억원이다. 현재는 협력업체에서 벗어나 자사 브랜드를 갖춘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런 조직문화와 성장세 덕분인지 회사를 떠나는 직원은 2003년 이후 지병으로 퇴사한 3명을 빼고는 한명도 없었다.
이 회사는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펴내는 등 사회책임경영(CSR)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생산품을 복지시설에 기부하고, 생산하고 남은 콩비지는 주변의 가축농장에 제공한다. 이 회사 김호철 부장은 “콩비지를 판매하면 월 300만~400만원의 수익이 생기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농장에 공짜로 주고 있다”며 “사회복지시설 등 30여개 단체에 5천만원 어치의 회사 제품을 주기적으로 주고,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재단에도 500만~600만원 가량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회공헌 활동이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 회사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제품 신뢰도가 높아져 급식하는 지자체나 학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제천/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