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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7.02 21:09 수정 : 2009.07.02 21:09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KT “독점공급해달라”…SKT “KT보다 먼저달라”

76개 나라에 공급중인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사진)이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못하는 이유가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SKT)의 이기심 탓으로 드러났다. 두 업체 모두 애플에게 수용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 아이폰 도입 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티는 애플과 아이폰 도입 협상을 하면서 ‘독점 공급’을 요구했다. 케이티는 케이티에프(KTF) 합병 뒤 마케팅 강화 수단으로 아이폰 도입을 추진해왔다. 아이폰 단말기로 경쟁업체 가입자들을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점유율 50% 이상을 가진 1위 사업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애플 쪽에 ‘케이티보다 아이폰을 먼저 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아이폰에 큰 미련을 두지 않고 있으나, 방어 차원에서 아이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삼성전자와 엘지전자 등 국내업체에서 단말기를 받을 때도 경쟁업체보다 먼저 줄 것을 요구하고, 들어주지 않으면 그 모델을 받지 않는다.

이에 대해 애플은 ‘독점 공급하거나 먼저 공급하려면 물량을 보장하고, 아니면 동시에 줄 수밖에 없다’고 버티고 있다. 애플은 한국시장의 규모가 작아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케이티와 에스케이텔레콤에 모두 아이폰을 공급해 공급량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에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자 가격을 낮추고, 무선인터넷 분야 수익 가운데 10% 안팎을 나눠달라고 이들 업체에 요구하는 것도 걸림돌이다. 한 이동통신 업체 관계자는 “애플의 요구를 들어주려면, 아이폰 사용자에게서 월 4만원 이상의 무선인터넷 분야 매출이 추가로 발생해야 채산성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2년 약정에 월 4만원 정도를 정액요금으로 더 내게 하는 ‘아이폰 요금제’를 따로 두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애플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국내 단말기 공급업체들이 같은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단말기 공급업체들이 휴대전화 공급 조건을 일방적으로 정하고, 무선인터넷 수익을 단말기 공급업체들과 나누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