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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3.22 19:35 수정 : 2009.03.22 23:36

“고통 분담 분위기속 잇속 채우기” 배경조사 방침
대구은행도 지급 예정…신한 “전액 반납” 뒷수습

신한금융지주 등 일부 은행들이 임원진에게 거액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고통분담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은행들이 임원진 잇속 채우기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파문이 확산되자 신한지주는 재빨리 스톡옵션 전액 반납 의사를 밝혔다.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2일 신한지주와 외환은행의 임원진에 대한 스톡옵션 부여(<한겨레>21일치 1면 참조)와 관련해, “고액 연봉에 대한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며 “고통 분담 분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번 일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 경영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스톡옵션 부여에 대해 금융당국이) 구체적으로 개입을 할 여지가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이런 방침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를 앞둔 일부 다른 은행들도 경영진 보수를 크게 올릴 계획이어서 파문은 확산될 전망이다. 케이비(KB)금융지주는 오는 27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황영기 회장 등 이사 12명에게 책정되는 보수 한도를 종전 20억원에서 50억원으로 2.5배 늘리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다만, 성과보수의 일환인 ‘스톡 그랜트’(주식을 공짜로 주는 인센티브) 지급 여부는 차기 이사회로 미뤄놨다. 대구은행도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하춘수 행장에게 최대 13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승재 케이비금융지주 홍보부장은 “지주 전환이 지난해 9월 말에 이뤄진 만큼 월간 기준으로 보면 보수 한도는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경영진에게 스톡옵션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하나지주 고위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기희생이 있어야 직원들도 고통분담에 따라나서지 않겠느냐”며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은행들의 임원 스톡옵션은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금융 노사 임단협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임단협에서 노사 양쪽은 신규 직원 임금 20% 삭감, 기존 직원 임금 2년 연속 동결 등을 잠정 합의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경영진이 우회적인 방식으로 성과보수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조 쪽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고통분담과 일자리 나누기라는 대의에 동의해 양보교섭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경영진의 거액 스톡옵션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은행 직원뿐만 아니라 전국민의 뒤통수를 때리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문제를 삼는 등 파문이 퍼지자, 신한지주는 이날 저녁 긴급 임원회의를 열어 애초 임원진에 부여했던 스톡옵션 61만여주를 전액 반납키로 결정하는 등 뒷수습에 나섰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