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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9 20:01 수정 : 2009.01.09 20:01

"故정몽헌, 비자금ㆍ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손해 끼쳐"

법원이 고(故) 정몽헌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부당 지원 등으로 하이닉스반도체에 끼친 손해에 대해 상속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573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김수천 부장판사)는 9일 하이닉스가 현 회장 등 8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현 회장 등은 하이닉스에 573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 정 회장은 1992∼2001년 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산업 대표이사로 재직했고 현 회장은 그의 유일한 상속인이며 나머지 피고 7명은 비슷한 시기에 회사 이사 및 상무 등으로 근무했다.

재판부는 "정 회장 등이 290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ㆍ관리하면서 회사의 공적 경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고도 정상적으로 지출된 것처럼 허위 회계처리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현 회장 등은 각자 관련된 액수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계열사 사업전망이 불투명하고 재무상태가 부실해졌다면 지원을 중단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등 손해가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야 할 임무가 있는데 이를 알면서도 재산보전 방안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조성된 비자금이 접대비나 직원 격려금, 연구개발 장려금 등 회사 공식자금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곳에 쓰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할 객관적 자료가 없고 비자금 조성 행위 자체를 배임으로 볼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밖에 "계열사 지원과 관련해 구체적이고 세심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고 경영자간 인적관계가 지원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경영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2006년 9월 하이닉스는 정 회장 등 경영진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한라건설 등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현 회장을 비롯한 전ㆍ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820억 원가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