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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가 급등해 각국 통화에 대한 환율이 크게 떨어진 30일 오후 서울 명동 외환은행 환전창구의 통화별 환율시세판 앞에서 손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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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안정 찾을까
달러유출 지속땐 경상흑자로는 감당못해
한국경제 확실한 믿음 회복까진 ‘살얼음판’
“한동안 국가부도 없다” 확인…시간 벌어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열어 정부가 300억달러를 사실상의 외환보유액으로 추가 확보함에 따라, 달러 유동성 부족이라는 우리 경제의 큰불은 일단 꺼졌다.
정부는 내년 6월말까지 은행 외채의 만기연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갚아야 할 외채가 800억달러라며, 만기연장이 이뤄지지 않는 외채는 2397억달러(9월말 기준)에 이르는 외환보유액에서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의 신규 외화 차입에 보증을 서기로 했음에도 외화 차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자, 외환보유액이 과연 충분하냐는 불안감이 시장에 퍼졌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통화스와프 거래를 튼 것은 이런 의구심을 상당 부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 ‘300억달러’는 그리 큰 액수가 아니지만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이 튼튼하다는 미국의 보증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가라앉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달러가 빠져나가는 흐름이 실제로 개선되지 않는 한 외환보유액 확충은 한시적인 안전장치일 뿐이다. 확실한 안정을 찾으려면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을 팔고 외화 대출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 여전히 칼자루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쥐고 있는 셈이다.
달러가 빠져나가는 통로는 크게 두 곳이다. 하나는 수출입 같은 대외 경상거래에서 적자가 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외국인들이 주식·채권투자금 및 외화대출금을 빼가는 것이다.
경상수지는 지난 9월말까지 138억달러 적자였다. 그만큼 달러가 외국으로 흘러나간 것이다. 한국은행은 9월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2억2천만달러로 전달의 47억달러에서 크게 줄고, 10월엔 10억달러 이상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상거래에서 달러가 순유입으로 바뀌면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는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자본거래에서 달러 순유출 규모에 견주면 매우 작다. 외환시장이나 외화자금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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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가 열렸다고 해서, 외국인들이 은행 외채의 만기를 모두 연장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풀리지 않은데다, 외국인들은 국내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전망도 좋게 보지 않고 있다. 예대비율이 높고, 부동산 관련 과다 대출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흐름도 은행 실적에 부정적이다. 이종우 에이치엠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상황이라 외국인들은 유동성을 계속 확보해야 하고, 한국 증시는 유동성을 확보하기에는 좋지만 투자매력은 그리 높지 않은 시장”이라며 “한동안은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도 순매도를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들의 달러 빼가기를 소폭의 경상수지 흑자로 감당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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