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로그인
컨텐츠

등록 : 2008.10.21 18:55 수정 : 2008.10.22 13:42

맨해튼·한국-이탈리아·덴마크 비교분석

세계적인 커피체인점 스타벅스가 많으냐 적으냐가 금융위기의 지표라는 주장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 계열 잡지 <뉴스위크>와 <슬레이트>의 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20일 금융위기가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역에는 스타벅스 점포가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을 냈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라스베이거스·플로리다 등지에서 건설 붐이 일어 교외 쪽으로 부동산 거품을 일으키는 동안, 스타벅스도 같은 방향으로 체인망을 확장해갔다는 것이다. 도시적 휴식 문화를 널리 퍼뜨리는 ‘전령’이었던 셈이었다. 이렇게 거품이 낀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서브프라임(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현 금융 위기의 단초가 됐다.

금융위기의 ‘주범’인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뉴욕 월가에서도 스타벅스는 우후죽순처럼 세력을 확장했다. 잦은 야근과 격무에 시달리는 금융업계 종사자들이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는 데 착안한 전략이었다. 스타벅스는 대형 금융회사 건물의 1층마다 입점했고, 지금도 뉴욕 중심 맨해튼에만 200여 곳이 운영 중이다.

미국 외 지역에서도 스타벅스는 금융위기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스타벅스 누리집의 전 세계 점포 운영 현황을 보면, 영국(런던 256곳), 한국(수도권 209곳), 스페인(마드리드 48곳), 아랍에미리트연합(두바이 48곳) 등 정부가 거금을 들여 금융권 구제에 나서야 할 만큼 위기의 영향이 심각한 나라 금융 중심지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스타벅스 가게가 성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이탈리아 도시에는 스타벅스 가게가 아예 없다. 덴마크(2곳), 네덜란드(3곳),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이상 없음) 등 유럽에선 이런 예가 적지 않다. 금융위기 여파가 있지만, 금융시스템이 마비될 정도의 위기는 아닌 것으로 평가되는 남미의 브라질(14곳)이나, 이른바 ‘금융 소외지역’인 아프리카도 마찬가지다.

그로스는 스타벅스의 존재가 미국식 소비지향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며, 이를 수용한 나라들이 전통적 사업방식 대신 미국식 방식을 따르기로 했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금융업 위주로 재편된 영미식 자본주의의 해당국가에 대한 ‘침투’ 수준이, 스타벅스의 많고 적음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더불어 금융 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스타벅스 같은 값비싼 커피집의 확산에 대한 저항감이 줄어들었다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러시아처럼 스타벅스의 진출이 미미한 나라의 경제위기나, 칠레(산티아고 27곳)처럼 많은 스타벅스를 ‘떠안고도’ 경제적인 안정을 자랑하는 나라는 이런 분석틀로 설명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로스는 “충분히 (실상에) 가깝다”며, 다음에 금융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터키(이스탄불 67곳)를 지목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한겨레 주요기사]

▶ ‘건설사 살리기’ 9조2천억 투입
▶ ‘코드감사’ 종기 터진 감사원 설립이래 최대위기
▶ 자기 땅을 ‘사격’ 당한 오현리 사람들
▶ 법학책 14권 귀로 독파…6년 결실 보다
▶ ‘매그넘코리아’ 21일부터 대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