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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16 19:24 수정 : 2008.10.16 22:32

피해 중기에 “소송 포기해야 지원” 조건 제시

은행들이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에 정부의 지원정책에 따른 대출을 해주면서 민형사상 소송 포기 조건을 단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신한은행은 지난 15일 키코 등 통화옵션상품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 249곳에 ‘중소기업 유동성 자금 지원 신청서’를 보냈다. 신청서 내용에는 ‘신청인은 이 신청에 따른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 진행 중에는 일체의 민사상, 형사상 이의절차를 진행하지 아니 한다’는 특약사항이 포함돼 있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항목을 포함해 중소기업에 신청서를 보내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자금 지원은 개별 기업당 최대 50억원까지 1년 만기로 가능하다. 만약 중소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고 신청서에 서명을 하면 키코 등 통화옵션상품의 불공정 거래를 포함해 어떤 소송도 제기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은 은행들이 대출금을 ‘무기’로 소송을 막으려 한다고 지적한다. 신청서를 받은 ㄱ기업의 자금담당 이사는 “어제 은행에서 ‘필요하지 않더라도 일단 신청하라’고 전화를 했다”며 “키코 피해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은행이 키코 사기에 이어 다시 한번 사기를 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해당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도에서 이 조항을 넣었으나, 고객 기업들의 오해의 소지가 있어 16일 이 조항을 삭제한 신청서를 다시 보냈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