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16 19:18
수정 : 2008.09.1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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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성 산업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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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합의했다면 부도 안나”…금융권 “미 정부도 못살렸는데”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신청과 관련해 16일 민유성 산업은행 총재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민 총재와 리먼브러더스의 질긴 인연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월 산은 총재로 취임하기 직전까지, 이날 영업정지 조처를 받은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 대표였다. 당시 산은 총재로 금융권에서 혜성처럼 등장했는데, 만약 정부의 주목을 받지 못해 그 자리를 빠져나오지 못했다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었다.
민 총재는 국책은행 수장으로 변신한 뒤 곧바로 산은의 리먼 인수 협상을 주도해 금융당국과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민 총재는 서울지점 대표 경력으로 리먼브러더스 본사의 사정을 잘 알고 있어 협상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는 그의 경력이 큰 이점으로 작용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진단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뉴욕 본사에서 경영관련 핵심정보를 ‘변방’의 서울지점 대표한테까지 알려줬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민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리먼브러더스가 산은과의 협상에 합의했다면 절대 부도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거래 구조까지도 합의했으나 가격 차이가 문제였다”고 말했다. 협상에서는 “9월10일쯤 지분인수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2월쯤 실제 투자를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논의됐다”는 사실도 뒤늦게 밝혔다.
‘산은이 리먼브러더스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었다’는 민 총재의 이런 발언에 금융권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부도 살리지 못한 부실 금융회사를 산은이 살릴 수 있었다는 주장에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것이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