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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없는 사람들의 인생역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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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규 롯데햄 대표 성실로 ‘학력파괴’
조성식 LG전자 부사장 ‘전문성’으로 승부수
‘일개미’처럼 살아라
강현송(61) 화진화장품 회장은 일중독자다. 주변사람들로부터 “일에 미쳤다”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새벽 4시에 기상,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것은 강 회장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단 한번도 오후 6시 전 퇴근 한 적 없다. ‘칼 퇴근’은 그에게 ‘상상하기 힘든’ 말일지 모른다. 그가 일에 미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강 회장의 최종학력은 중졸이다. 학벌이 유독 중시되는 한국사회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학력이다. 때문에 강 회장이 기댈 언덕은 오직 일 뿐이었다.
남들 보다 몇 배 이상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늘 행복하다.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본 적도 없다. 그가 일을 하면 ‘복’(福)이 따라온다는 이른바 ‘일복론’을 주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 회장은 “행복은 일을 열심히 할 때 절로 따라오고, 스트레스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고 강조했다.
홍건표(63) 부천시장도 넘치는 ‘일 욕심’으로 학력파괴에 성공한 인물로 손꼽힌다(관련기사 29면). 속칭 ‘세븐일레븐 행정가’로 불리는 홍 시장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는 현장에서, 밤에는 시장실에서 업무를 보는 그야말로 일벌레다. 고졸 면서기 출신인 그가 든든한 인맥, 이렇다할 동문도 없이 시장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이유다. 그는 “학력=출세의 지름길이라는 등식을 깰 수 있는 방법은 열심히 일하는 것 뿐”이라며 일에 미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실’이 최대 무기다 고졸 출신으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공장장에 올라 기염을 토한 임채식(55) 공장장은 ‘성실맨’으로 통한다. 전남 곡성실업고를 졸업하고 옛 포항제철소에 입사한 그는 자신의 분야인 압연에 대한 최신 기술자료를 틈틈이 입수해 연구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으로 기술 연수를 다녀온 사내 선배들에게는 술대접을 해가면서까지 기술자료를 모았다는 것은 포스코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말이다. 이런 노력 덕분에 그는 2005년 노동부로부터 압연분야의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고, 올해 초엔 고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포스코 공장장에 올라 현장 근로자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성실 하나 만으로 두터운 ‘학력장성’을 무너뜨린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고졸학력으로 상장사 CEO에 오른 이종규(62) 롯데햄 대표도 성실과 노력의 상징으로 손꼽힌다. 그는 돈이 아까워 담배를 피지 않았고, 시간이 아까워 다방출입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성실했다. 대표이사에 오른 지 5년여가 흘렀지만 노력과 성실성만은 여전하다. 평사원 시절과 똑같이 일에 대한 열정을 뿜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자서전 ‘인생은 공짜가 없다’에서도 “월급쟁이로 인생의 길을 걸어오면서 성공에 연연하지 않았고 다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며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을 뿐이다”고 자신을 낮춰 말했다. 그의 ‘성실성’이 빛나는 것도 이런 겸손함 때문이라는 평가다. ‘고졸’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인력파견 아웃소싱회사 휴먼링크를 반석위에 올린 장남기 (50) 대표도 ‘성실’ 하나로 성공반열에 올라선 인물이다. 92년 휴먼링크를 창업한 그는 “중학교 졸업장밖에 없으니 세상 사람들을 모두 나의 스승으로 여기고 언제나 배우는 자세를 가지자”며 성실하게 일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가 1년에 꼭 3개월은 반드시 지방에서 홀아비 생활을 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일일이 들어주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성실성’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성’을 십분 살려라 조성진(51) LG전자 부사장(세탁기사업부장) 입지전적인 ‘세탁기 명장’으로 불린다. 지난 76년 용산공고를 졸업한 조 부사장은 ‘일본을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세탁기 개발에 30여년을 보냈다. 일본 기술에 의존했던 전자동 세탁기를 100% 국산화했고, 세계 최초로 다이렉트 드라이브(직접 구동방식) 시스템과 듀얼 분사 방식 ‘스팀 트롬’ 개발을 이끌었다. 또 세탁기 사업 분야에서만 최근 3년간 60억 달러(약 6조원)의 글로벌 매출을 달성,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조 부사장의 사례는 ‘학력’ 보다는 ‘실력’이 우선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제조기술센터 설비기술그룹의 박동인(47) 부장도 실력으로 학력을 뛰어넘은 인물 중 한명이다. 마산공고가 최종학력인 그는 삼성전자 제조설비기술 분야에서 30년 근무, 정통 제조설비기술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TV·모니터·컴퓨터 제조설비와 해외공장 건설, 전기 등 유틸리티 설비기술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손기술’을 한껏 뽐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미코드’는 학벌을 압도한다 디지털 카메라 커뮤니티 전문사이트 ‘디시인사이드’를 업계 최강의 자리까지 올려놓은 김유식(38) 대표는 ‘재미코드’로 학벌을 무너뜨린 대표적 인물이다(관련기사 30면). 컴퓨터가 너무 좋아 PC통신까지 접수했다는 그는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은 학력이 제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당해낼 수 없다”는 확고부동한 ‘지론’을 가지고 있다. 고졸 출신인 변무원(55) 젠트로 사장도 지식이나 노력 보다 재미있게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그의 ‘재미있는’ 호기심은 많은 타이틀을 안겨줬다. 특허청 선정 ‘제4대 발명대왕상’, 금오공과대학 명예 공학박사 수여, 정부인증 신기술 3건 보유, 은탑산업훈장 수여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를 ‘괴짜 발명왕’이라고 부른다. 젠트로는 현재 주력인 건축 자재업과 별도로 건강음료 및 의약품 사업, 주식로또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벤처기업가로 꼽히는 온라인 게임업체 웹젠 김남주(36) 사장도 ‘재미코드’의 CEO로 통한다. 예림미술고등학교가 마지막 학력인 그는 “남들이 무엇이라고 하든 내일에 흥미와 자부심을 가지면 성공한다”고 말한다. ‘흥미롭게 일하라’는 조언이다. 실제 웹젠이 선보인 국내 최초의 3D MMORPG(다중접속역할 수행게임) ‘뮤’는 게임이 아니라 ‘문화’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김성수 객원기자 top@economy21.co.kr ▶국내 파워인물 1417명 학력 조사…고졸 이하 4.3% ▶김유식 디시인사이드 대표 “사람 뽑을 땐 ‘열정’만 본다” ▶김종간 김해시장 “나를 만든건 ‘간판’아닌 ‘열정’” ▶최원호 맛대로촌닭 대표 “자신 믿으면 학력 위조 필요 없어” ▶홍건표 부천시장 “남들보다 한시간 더 일하고 공부하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