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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17 18:23 수정 : 2009.06.17 18:53

수유+너머는 청소년·탈성매매 여성 등을 대상으로 지역 주민들과 밀착한 프로그램을 시험해 왔다. 사진은 용산 연구소에서 연 청소년을 위한 ‘토요서당’. <한겨레> 자료사진

‘연구공간 수유+너머’ 새 실험
9년간 대안적 지식공동체 실험
지역조직분화… 전국 연결망 구축

공부와 생활을 일치시킨 대안적 지식공동체를 실험해온 ‘연구공간 수유+너머’가 소규모 연구공동체의 지역간 네트워크 형태로 조직을 개편한다. ‘코뮤넷(CommuNet) 수유 너머’란 새 이름까지 마련했다. 고전연구가 고미숙 박사의 ‘수유 연구실’과 이진경·고병권 박사의 ‘연구공간 너머’가 살림을 합쳐 탄생한 지 9년 만이다.

17일 수유+너머에 따르면, 코뮤넷은 기존의 용산 연구실을 거점 삼아 서울 구로와 신길동, 강원 춘천 지역 등에 설립될 독립 연구공동체의 네트워크로 구성된다. 일정한 규모에 도달한 교회가 조직의 비대·관료화를 막고 선교라는 본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교인과 성직자의 일부를 개척교회로 독립시키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이미 구로에는 ‘수유 너머 구로’가 설립돼 이달 초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웹기관지 격인 <수유 너머 아르(r)>도 새로 만들었다.

끊임없이 성장해온 수유+너머 는 세미나 참석자 100명과 강의 수강생 300여명의 규모로 웬만한 ‘단과대학급’이다. 고병권 전 대표는 “조직의 숙련도는 강화되는데, 자생력은 어느 순간부터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조직이 성장하는 길은 자생력을 갖춘 ‘여럿’으로 산개(散開)해 현장에서 사람들과 만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분리된 새 조직들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는 일이 급선무다. 구로 지역의 경우 1년 전부터 수유+너머가 진행해온 청소년 인문학 공부방이 든든한 밑받침이다. 신길동에서는 탈성매매 여성과, 춘천에서는 인문학에 관심 많은 주민들과 밀착도를 높일 계획이다. 충청·영남 지역도 지역 조직 설립 논의가 활발하다. 여러 해 동안 먹을거리와 교육 프로그램을 품앗이해온 전북 부안의 변산공동체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