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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김수행·신정완 편, 서울대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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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계획경제론·기본소득보장론 등
마르크스 경제학자들 모델 ‘책으로’
공직자는 추첨으로 선출하고 사회적 분업을 폐지해 모든 사람들이 미숙련 반복 노동을 분담해야 한다면?
김수행 서울대 교수 정년퇴임 기념 논문집인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사회〉(김수행·신정완 편, 서울대 출판부)는 현 단계 마르크스 경제학자들이 논의하고 있는 반자본주의 대안과 운동의 흐름을 폭넓게 담고 있다.
정성진 경상대 교수는 자본주의 이후 새 사회 체제로 ‘참여계획경제론’을 제시한다. 그는 옛소련·동유럽 진영의 붕괴는 특정한 종류의 계획경제인 ‘관리명령경제’의 실패 사례일 뿐이라면서 마르크스가 추구했던 ‘아래로부터의 사회주의’로서 참여계획경제와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고 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논의되고 있는 참여계획경제론 모델들의 공통점은 △노동자 자주관리와 시장의 양립을 추구하는 시장사회주의 거부 △추첨제 도입을 통해 노동하는 빈민의 통치라는 원래적 의미의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라고 밝혔다.
각 모델을 구체적으로 보자. 정 교수가 소개한 세 모델 가운데 하나인 ‘파레콘’은 계획촉진위원회가 소비자와 노동자 평의회가 제출한 소비 계획서와 생산 계획서를 토대로 거시 경제를 조절하도록 하고 있다. 임금은 성과가 아닌 노력에 따라 결정하되 기업은 노동자 평의회가 소유하도록 하고 있다.
‘협상조절’ 모델은 신규 투자나 투자 회수와 같은 일부 경제 활동만을 협상 조절의 대상으로 삼는다. 기존 설비를 사용하는 생산과 소비를 비롯한 대부분의 경제 행위는 시장 교환에 맡긴다. 또 모든 노동을 관리·창조·돌봄·숙련·미숙련 반복 노동으로 유형화하고 모든 사람들이 생애 주기를 통해 모든 노동 형태를 골고루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시간계산’ 모델은 중앙계획당국이 컴퓨터를 통해 생산물에 투여된 노동시간을 계산한 뒤 생산물 구입을 위해 제출된 노동증서(노동자들의 노동시간 표시)와 비교해 생산량이나 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 선임연구원은 수록글 ‘노동과 복지-보편적 권리로서의 기본소득 보장’에서 “기존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시민의 삶의 질을 더 효율적으로 보장하는 대안으로 ‘기본소득’ 개념”을 내세웠다. 기본소득 보장론이란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기본소득을 보편적 권리로서 만인에게 제공하자는 논리다. 계층·성별·나이와 관계없이 개인 단위로 기본소득이 보장된다.
그는 이 정책틀을 통해 사회주의를 우회하지 않고 마르크스가 말한 ‘필요에 따른 분배’에 도달할 수 있으며 노동력 상품화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연구 분석을 소개했다. 현실적인 실행이 쉽지 않다면 단기적으로 호혜성 원칙을 도입해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대신 교육이나 육아·돌봄과 같은 사회적 유용노동을 포함해 생산적 공헌의 의무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만 기자
